곽상원 교수
곽상원 교수
■ 출   연 : 곽상원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외래교수  
■ 진   행 : 연현철 기자
■ 송   출 : 2024년 6월 27일 목요일 오전 8시 30분 '충북저널967'
■ 주파수 : 청주FM 96.7MHz / 충주FM 106.7MHz
■ 코너명 : 무비 톡(Talk)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방송 다시 듣기는 BBS청주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 본 인터뷰 내용을 기사에 인용하거나 방송에 사용시 청주BBS '충북저널967'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연현철 : 곽상원 교수의 무비톡 코너입니다. 오늘도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 곽상원 : 네 안녕하십니까?

▷ 연현철 : 오늘은 어떤 영화를 소개해 주실 건지요?

▶ 곽상원 : 엊그제가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5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 영화는 아니지만 전쟁에 관한 그리고 그 전쟁이 너무 참혹해서 평화로운 일상마저도 참혹해 보이는 영화 한 편을 가지고 왔습니다.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이고요. 에바 푸슈친스카, 그리고 제임스 윌슨 주연의 2023년도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입니다.

▷ 연현철 : 저는 보지 못했는데 이게 조용하지만 강한 영화라는 평가가 있더라고요. 영화 줄거리 먼저 좀 소개해 주실까요?

▶ 곽상원 : 첫 장면 영화가 시작하게 되면 단색의 스크린에 듣기만 해도 기분 나쁜 음향이 극장 전체를 감싸고 돕니다. 그때 느껴지는 생각은 딱 이거 하나였어요. ‘아 이 영화 잘못 골랐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 왜 이러지 할 정도로 생각보다 되게 오랫동안 그게 지속이 되게 돼요. 그리고 나서 바뀌는 화면은 확 트인 대자연이 보이게 됩니다. ‘아 긴 터널을 뚫고 왔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그 기분 나쁜 소리가 언제 들렸냐는 듯이 정말 시원해지면서 카타르시스를 영화 초반에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보여지는 한 가족의 평화로운 한때 뭔가 되게 마음이 편해집니다. 근데 이런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려고 일부러 막 그렇게 불편하게 해준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이제 그런 다음에 그 다음 장면에서는 그 가족의 가장이 독일 나치 장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멀리 아득하게 들리는 소음이 있는데 그게 바로 타당타당 총소리가 들리게 되죠. 그리고 그 장소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참혹스러웠던 장소 바로 아우슈비츠입니다. 처음 영화 처음에 등장했던 가족은 루돌프 힉스라는 가족인데요. 루돌프 힉스 가족은 루돌프스는 이 수용소를 총 관리하는 장교입니다. 결국 그 가족들은 그 장교들의 가족이 되겠죠. 그리고 힉스의 집은 바로 담벼락 하나 차이를 두고선 바로 수용소 아우슈비츠 수용소 옆에다가 관사를 지어놨습니다.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 곳은 지옥과 같은 일이 매일매일 벌어지고 있고 다른 한 곳은 단 50cm 차이를 두고선 목가적인 편안한 가족의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 목가적인 곳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정원을 가꾸고 수영을 하고 애완견을 사랑합니다. 그러면서 정원 바깥의 장면은 단 한 번도 보여주지는 않지만 총소리, 고함 소리 그리고 기차 소리, 화로에서 불타는 소리들이 들리게 됩니다. 이렇게 영화가 시작하게 됩니다.

▷ 연현철 :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은 편안한 일상일 수 있겠지만 이게 편안하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 곽상원 : 이 상황을 인지를 하게 되는 순간부터 이 편안한 일상이 오히려 비일상적이고 굉장히 기괴하게 보이게 돼요.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어요. 병사가 한 큰 꾸러미를 가지고 오면 힉스 부인이 뭔가 대단한 것을 이렇게 나눠주는 것처럼 지방 하인들에게 옷을 나눠주면서 하나씩만 가지고 가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본인은 그 꾸러미를 방으로 들고 가서 정리를 하죠. 그런데 그 꾸러미 안에는 아름다운 밍크 코트가 딱 들어 있는 거예요. 그걸 입어보면서 거울에서 자기 몸매를 자랑을 하게 되죠. 듣다가 주머니에 손을 넣게 되는데 그 코트 안 주머니에서 립스틱을 발견하게 돼요.

▷ 연현철 : 물건이 있었다는 건 새 옷은 아니라는 거잖아요.

▶ 곽상원 : 그렇죠. 누군가 입었던 옷이고요.

▷ 연현철 : 어떻게 예상을 해볼 수 있겠습니까?

▶ 곽상원 : 예. 수용자가 입었던 옷입니다. 수용자가 저 꾸러미 안에 있는 옷들은 아우슈비츠 수영장에 수감되어 있던 유치인 옷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어디인지도 모르고 끌려와서 자기들이 가져온 걸 다 뺏기고 수감자 옷을 환복을 하고 그 옷들은 다른 사람들 독일군들이 가져가게 되는 거죠. 그리고 영화에도 이런 장면이 있어요. 힉스가 사무실에서 설계 도면을 가지고 어떤 설명을 듣는 장면이 있는데 그 설계도면은 회전식으로 시체를 태우는 화장 기계예요.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이 능률적으로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효율적으로 시체를 처리하는 새로운 건물의 도면을 보고서 힉스 등이 흐뭇해 합니다. 그러면서 힉스는 밖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죠. 그런데 그 담배 연기 사이로 굴뚝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게 돼요. 그러면 그 연기는 다른 연기가 아니라 유대인들의 시체를 태우는 연기가 되는 거죠. 힉스의 아이들은 밤에 갖고 노는 장난감 같은 것들이 유태인 이빨 가지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되고요. 그리고 유태인을 가스실에 몰아넣듯이 강제로 동생을 식물원에 가둬두는 놀이도 합니다. 영화를 보게 되면 이렇듯 한 가족의 목가적인 생활을 보여주면서 당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가혹한 희생을 치르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들의 평범한 삶이 전혀 평범하게 보이지 않고 그 삶 자체가 굉장히 이질적으로 보여지게 되는 거죠.

▷ 연현철 : 아까 교수님께서 왜 기괴한 일상이라고 말씀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가네요. 이 영화 근데 작년 아카데미 장편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고요.

▶ 곽상원 : 이 작품이 심지어 작품상 후보에도 오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오펜하이머>가 아니었더라면 이 영화가 당연히 작품상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았고요. 그 정도로 이 영화는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납니다. 영화 안에는 은유로 가득하고요.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그 당시의 느낌을 귀로 그리고 그 소음을 통해서 상상으로 느끼게 해주는 영화예요. 조나단 글래이져가 시상식 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그들이 그때 무엇을 했는지 보세요'라고 만든 영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세요'라고 말하는 영화입니다. 가자 전쟁의 비인간성은 그 일에 대해서 어떻게 저항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만든 영화"라고 얘기하면서 그 당시 팔레스타인들 민간인들이 희생에 대해서 비판을 했다고 해요. 원래 이 감독이 유대인 감독이에요. 그래서 홀로코스트를 얘기하고 싶지만 지금은 바뀌어진 거죠. 과거에는 박해를 당하던 유대인이었더라면 이제는 팔레스타인들에게 박해를 가하는 유대인의 모습을 보고 반성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영화를 통해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연현철 : 그런데 영화 아카데미 음향상까지도 받았습니다.

▶ 곽상원 :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 영화가 왜 음향상을 받게 됐는지는 단박에 알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역대 음향상을 받은 영화 중에서 최고로 꼽을 수가 있을거 같습니다. 단순히 음향이 영화랑 잘 어울려서가 아니라 음향 효과가 영화의 어느 정도의 언어를 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소개시키는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평온한 일상을 보여주지만 들리는 소리가 너무 끔찍하고 무서운 소리들이 저 멀리서 잔잔하게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관객은 편안한 일상을 불편하게 보는 효과가 있고요. 영화를 보는 동안 그 불편함 속에서 영화를 더 집중하게 보게돼요. 멀리서 들리는 군인 소리, 고함 소리, 총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기차가 들어오는 경적 소리가 그렇게 소름이 끼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 기차 안에는 많은 유대인들이 타고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소리가 그 당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받은 소리인지를 아주 작은 소음을 통해서 표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이제 그 영화를 보게 되면 배경 음악이 굉장히 무겁고 답답하게 표현이 되거든요. 그래서 음향이 관객의 가슴을 쭉 누르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정말로 음향이 좋은 관을 찾아서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 연현철 : 그런데 이 영화 거의 실존 인물을 투영한 영화입니까?

▶ 곽상원 : 등장한 루돌프 힉스가 실존 인물이었고요. 아우슈비츠 수용소 책임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작전명 힉스 계획이라고 또다른 아우슈비츠를 만들 계획이었었는데 힉스 계획이란 말 그대로 자신의 이름을 갖다 붙인 거잖아요. 자신의 이름을 붙인 계획이 이제 또 다른 아우슈비츠를 만들게 됐다라는 게 채택이 되게 되면서 그걸 자랑하듯이 자기 부인에게 내 계획이 힉스 계획이라고 내 이름이 붙은 계획이 채택이 됐다고 자랑하는 장면이 있을 정도로 굉장히 잔인한 사람 중에 한 명이었고요. 그리고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화 중간중간에 흑백으로 나오는 장면이 있게 되는데 어떤 한 소녀가 유대인들이 일하는 곳에다가 음식물을 갖다 놓는 장면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지옥에도 희망이 있다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죠. 이때 등장하는 소녀가 알렉산드라라는 소녀인데 실제 있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 연현철 : 흑백에서 잠깐의 컬러가 나오는 게 <쉰들러 리스트>인가요?

▶ 곽상원 : 예 맞습니다. 이게 <쉰들러 리스트>와는 비교를 할 수 있는데 <쉰들러 리스트>는 보여주는 것으로 인해가지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해 주는 거라면 이 영화는 보여주지 않음으로 인해서 그 당시 상황을 얘기해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 연현철 : 그렇군요. 그런데 영화가 또 주목받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배우 소지섭 씨가 수입을 했다고요.

▶ 곽상원 : 2014년도부터 영화 수입을 하기 시작을 했고요. 일반적으로 보기 힘들 영화들을 소개해 주기도 합니다. 소지섭씨가 우리가 알고 있는 되게 유명한 배우인 것 같지만 막상 본인이 수입하는 영화들은 일반 사람들이 보기 힘든 독립 영화 같은 영화들을 수입하다 보니까 배급사들이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손해를 보고 있는 경우도 되게 많다고 해요. 하지만 본인이 정작 좋아해서 하는 일이고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해요. "좋은 영화를 찾아내서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일은 너무나 나한테 행복하다.",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나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 일을 했듯이 앞으로도 10년 후까지도 이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면서 얼마 전에 상영했던 <악마의 토크쇼>라든지 그리고 아리 에스터의 <유전>과 <미드소마>도 소지섭 씨가 소개시켜주는 영화입니다. 아마도 소지섭 씨가 소개시켜주는 영화를 보게 된다면 우리가 현재 볼 수 없는 독특한 영화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이제 믿고 영화를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연현철 : 알겠습니다. 오늘은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의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추천해 주셨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도 고맙습니다.

▶ 곽상원 : 네 감사합니다.

▷ 연현철 : 지금까지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곽상원 교수와 여러분 만나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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