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 주범에서 석탄 대체재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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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임상준 환경부 차관 등이 전북 김제시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열린 '우분 고체연료화 실증 개시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테이프 컷팅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제공]
지난 17일 임상준 환경부 차관 등이 전북 김제시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열린 '우분 고체연료화 실증 개시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테이프 컷팅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제공]

농업용 ‘퇴비’ 정도로 사용되던 우분(牛糞·소똥)이 석탄을 대신해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로 사용됩니다.

이호상 기자와 관련 소식 들여다 보죠

사실 그동안 소똥은 시골에서 퇴비로 밖에 사용하지 못하면서,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골칫덩이로 알고 있는데 소똥이 ‘변신’을 하는군요.

 

< 리포터 >

먼저 애물단지, 골칫덩이 우분, 즉 소똥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현재 소똥은 농사용 퇴비로 사용하려 땅 위에 쌓아두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환경부가 지난해 7월 낙동강에서 매년 발생하는 녹조의 원인을 분석해 봤더니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소똥’ 인 것으로 확인을 했는데요.

축산 농가가 퇴비를 만들려고 강 인근에 쌓아놓은 소똥이 비가 내리면 질소와 인 등 영양물질을 하천으로 방출시켜 녹조가 발생하게 된다는 겁니다.

소똥이 이른바 ‘녹조라떼’의 주범이었던 거죠.

이후 정부는 ‘야적 퇴비’를 없애겠다고 밝힌 뒤 4대강 주변 약 400곳에 쌓여 있는 야적 퇴비를 수거하고, 사유지에 쌓인 퇴비는 덮개를 보급해 빗물에 쓸려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녹조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소똥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됐다는 얘기인데...이런 소똥이 어떻게 ‘고체연료’로 바뀐다는 거죠

 

< 리포터 >

환경부가 지난 17일 전라북도와 김제완주축산농협이 함께 우분에 톱밥과 왕겨 등 보조 원료를 혼합해 고체 연료를 생산하는 실증시설을 구축한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우분 고체연료화 실증 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이곳에서 지난 3일부터 소똥을 고체 연료로 변신시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똥에 톱밥과 왕겨 등을 섞은 뒤에 발효시켜 건조하면 고체연료가 된다는 겁니다.

이 고체 연료를 석탄 대용으로 ‘열병합발전소’로 보낸다는 겁니다.
 
현재는 김제자원순환센터에서 하루 8톤(t)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오는 2027년부터는 하루 680t(톤)의 소똥을 처리해서 160톤(t)의 고체연료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하루 680톤 가량의 소똥 처리량은 전라북도 전체 가축분뇨 배출량의 대략 25% 가량이나 된다고 합니다.

 

< 앵커 >

소똥의 ‘열효율’은 어느 정도인지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리포터 >

발열량은 1㎏당 3천㎉에 달합니다.
 
통상 석탄의 발열량은 1㎏당 6천㎉ 가량이라고 하는데요. 

소똥으로 만든 연료가 석탄의 절반에 달하는 에너지를 낸다고 보면 될 듯 싶습니다.

 

< 앵커 >

무엇보다 환경적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겠네요 
 

 

< 리포터 >

우선, 새만금호 수질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을테구요.

하루 680톤 가량의 소똥을 처리해서 연료화 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44톤 줄이는 것과 같고, 
축구장 8천 250개 면적의 땅에 30년생 소나무 5만 9천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 또 자동차 3만 7천 대를 운행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앵커 >

이런 좋은 사업을 그동안 못했을까요

 

< 리포터 >

과거부터 소똥을 연료화 하는 시도는 계속됐지만, 규제에 막혀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우분을 연료화하려면 현행 가축분뇨법과 폐기물관리법에 저촉을 받는데,

즉, 가축 분뇨로 고체연료를 생산할 경우 다른 물질을 혼합하지 않은 상태로, 발열량 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규제를 충족시킬 수 없었던 겁니다.

특히 농가마다 배출하는 우분의 성상이 다양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소를 키우는 특징이 깔짚을 까는 문화가 있는데, 통상 지푸라기나 왕겨, 톱밥 등을 깔아 줍니다.

그러니까 농가에서 어떤 깔짚을 깔아주느냐에 따라 소똥의 성상이 다르다는 겁니다.

깔짚이 소똥의 수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전라북도가 자체 연구한 결과 우분에 톱밥, 왕겨 등 지역 농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혼합하면 발열량 기준에 맞춰 안정적으로 고체 연료를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전북도가 정부에 관련법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최대 4년 동안 소똥에 톱밥과 왕겨를 섞어 고체연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허가 한 겁니다.

▶인서트 
환경부 한상우 사무관

“새만금유역에 우분고체화 연료와 규제 특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본 사업을 통해 새만금 수질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수질개선에도 기여할 뿐만 아니라 현재 가축분뇨가 퇴비화 처리에 집중돼 있는데 이것을 새로운 자원화 하는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기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환경부는 실증화 사업 후 기대효과가 크게 나타나면, 규제를 개선해서 이 사업을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입니다.

 

< 앵커 >

‘소똥의 변신’, 잘 됐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이호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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