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등 GTX 변전소 설치 반대
국토부, 전자파 피해 우려 사실과 달라
양재 매헌변전소에서 전자파 측정 시연

지난 20일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 매헌변전소의 전자파 측정 시연 모습.
지난 20일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 매헌변전소의 전자파 측정 시연 모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예기치 않았던 복병을 만났다. GTX-C 구간의 청량리역에 설치될 예정인 지하 변전소에 대한 일각의 반대 여론이 거세다.

전기동력으로 운행되는 GTX는 전기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변전소가 필수적이다. 지하철 역시 변전소가 필수이기 때문에 이미 수도권에는 17개 가동 중이거나 공사중에 있다.

그런데 왜 갑작스럽게 GTX는 변전소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와 경기 부천의 변전소 설치 반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7일 동대문구 전농동 588-152번지에 변전소가 포함된 실시계획 승인을 고시했다. 

이 변전소는 GTX-C 구간의 신설과 함께 지어지는 것으로 인근에 아파트 등이 인접해 있다.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인 GTX-C 주식회사는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거쳤지만, 주민들이 여전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전자파와 화재 위험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의 경우 GTX-B 구간의 변전소가 들어설 예정인 상동호수공원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부천시의회까지 나서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토부 기자단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매헌변전소 현장 방문

국토부는 그동안 변전소 설치 반대 여론의 핵심인 전자파와 관련해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양재역 지하에 있는 고압변전소에서 국내외 언론을 상대로 전자파 측정을 시연했다.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에 있는 매헌변전소 모습.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에 있는 매헌변전소 모습.

지하 2층 깊이의 154Kv의 지중송전선로가 있는 매헌변전소 모습은 평범했다. 

김윤명 단국대 명예교수는 이날 설명에서 "전자계는 300헤르츠 이하의 주파수 범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극저주파 전자계라 한다"라며 "이러한 전자계는 주파수가 낮아 양자역학적 에너지가 거의 없고, 파장이 길어 먼 곳까지 전파되지 않아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윤명 단국대 명예교수.
김윤명 단국대 명예교수.

김 교수는 이어 "전계의 권고기준은 세계보건기구 8.33kV/m, 국제비전리방사보호위원회 4.17kV/m로 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3.5kV/m로 권고기준 보다 약화시켜 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계의 경우 세계보건기구, 국제비전리방사호호위원회, 국내기준 모두 동일한 83.3μT로 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경부, 신경주~포항, 원주~강릉 변전소 송전선로에서의 전자계 측정값을 살펴보면,3개 조사지점에서의 최대값은 1.01μT~2.88μT로 국내기준인 83.3μT을 하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가정에 자주 사용하는 헤어드라이기가 70μT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고 소개했다. 

즉 변전소의 전자파로 우리 인체에 미칠 영향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변전소 설비 바로 앞에서 측정할 때는 2.7μT대를 기록했으나 2미터 가량 떨어져 측정했을 때는 1μT 미만의 수치가 측정됐다. 

▲GTX 사업에 걸림돌 될까?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수도권 관내 전철변전소는 모두 17개가 운영 중이거나 공사중에 있다.

수도권 내 변전소.(자료=국토부 제공)
수도권 내 변전소.(자료=국토부 제공)

경부선 구로변전소의 경우 지상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 아파트와 110미터(m) 거리에 있다고 한다. 

그동안 문제가 되지 않았던 변전소가 갑작스럽게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것에 대해 국토부는 상세한 설명 등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주민들과 해당 구청의 거세 반발에 대해서도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정관 국토부 GTX 과장.
서정관 국토부 GTX 과장.

서정관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과장은 이날 현장에서 "동대문구와 협의하고 있고 주민설명과 기타 위치에 대한 의견 교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토부의 이러한 입장이 향후 다른 변전소 설치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알 수 없지만, 주민들의 요구로 진행되는 GTX사업이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개발에 따른 이익만 챙기고, 이른바 혐오시설이라고 이름을 붙인 뒤 "내 집앞은 안돼"(Not in My Back Yard)라는 식의 구습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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