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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외통수]

앵커> 친절한 외통수...
전영신 외교통일 전문기자와 함께 합니다. (인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2시간 가량의 단독회담을 했는데, 어떤 결과물이 나왔습니까?

전영신> 당초에 예정된 1시간 회담이 2시간으로 길어졌는데요.그만큼 북러가 나눌 얘기가 많다는 걸 보여준걸로 봐야겠죠.


경제협력과 군사협력이 논의된 걸로 보이구요.무엇보다 전쟁 등 유사시에 양국이 상호 지원을 하도록 규정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겁니다.

이는 두 나라 중 어느 한 곳이 전쟁 상황에 처하면,다른 나라가 자동적으로 군사 개입에 나서는데 합의한 겁니다.

북한이 오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 이례적으로 조약의 전문을 공개했는데요.총 23개 조항 가운데 조약 4조에 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의 법에 준해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이 자동군사 개입 조항은 1961년 맺었던 조소 조약 1항과 유사합니다.

북-러 양측이 이번에 다시 이 조항을 되살리면서 다시 군사 동맹 수준으로 관계가 격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러시아가 군사 기술을 북한에 이전해줄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전영신>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받고 싶은 기술들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정찰위성 기술을 포함한 우주항공분야, 그밖에도 첨단무기 기술 등등을 지원받고 싶겠죠.

북한에는 공군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러시아의 첨단 공군기도 받고 싶을 테구요.

하지만, 북한의 요구대로 기술이전을 해줄 경우 러시아는 앞으로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leverage)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기까지 가능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푸틴과 김정은...이번 만남으로 상당히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전영신>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어요. “러시아의 모든 정책들을 변함없이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겠다”라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지지했습니다.

여기에 푸틴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면서 “차기 북러 정상회담은 모스크바에서 열리길 기대한다”면서 다음을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분위기는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구요.
함께 산책도하고 드라이브도하고 공연관람도 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도 아우르스 신형을 한 대 더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했어요.

아무래도 푸틴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최근에 포탄을 무려 480만개를 러시아에 지원하고, 전쟁을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북한이 더 이상 고마울 수가 없겠죠.

앵커> 그런데,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당초에 18일 저녁에 북한에 도착할 걸로 예정이 됐는데, 자정을 넘겨서 다음날 새벽 2시에 평양공항에 도착했잖아요. 이건 어떻게 봐야됩니까?

전영신> 외교가에선 푸틴의 이런 상습적 지각행보를 상대국 길들이기로 보고 있습니다.

푸틴의 이런 지각행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죠. 정상 회동에 한시간 정도 늦는건 기본이구요.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무려 4시간 15분을 기다린 적이 있고 2019년 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시간,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1시간 45분을 기다렸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하루를 넘겨서...새벽 2시경에 북한에 도착을 했죠.

북한에 정상이 방문할 경우에는 과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때도 그렇고 일단 공항에서 성대한 환영행사를 열고, 숙소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환영 퍼레이드를 하는데, 이번에는 대신에 김일성 광장에서 낮에 환영식을 가졌습니다.

 

그래도 김정은 위원장... 직접 운전을 해서 푸틴 대통령을 숙소까지 태워다주고 극진히 영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북한은 독립적인 국가로서 세계에 인정을 받기를 원하고 있고, 나아가 핵보유국의 지위를 달라는게 오래된 입장인데요.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선... “다른 국가들이 국가로 잘 인정하지 않는 북한을 러시아 정상이 방문하는 거다”...이렇게 일종의 우위를 나타내려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는 겁니다.

앵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이번 회담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전영신> 미국은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북러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것은 미국에 대한 반미연대 구축을 전 세계에 선포한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죠.

푸틴이 북한을 방문한뒤에 바로 베트남으로 간 것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입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비해 중국은 북러 양국이 “정상적인 교류 협력과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복잡한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 있습니다.

북러 정상회담 직전 18일에 우리가 중국과 차관급 외교안보 대화를 했죠.

이 대화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중이 차관급 외교안보 대화를 한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필요에 착안해 일찍이 합의한 것으로 다른 나라 사이의 교류와 특별한 관련이 없다”고 했는데요.

이는 북러 정상이 만나는 기간에 한중이 서울에서 회동한 걸 특별하게 여기지 말란거죠.

하지만, 중국은 정작 한중 차관급 회담 자리에선 “북러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걸로 우리 외교부가 전했습니다.

이건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양자간의 일이다. 두 주권국가의 일이다..라면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려는 듯 보이지만, 정작 속내는 북러 밀착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읽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에서는 이번 북러 회담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전영신> 우리로서는 한반도 유사시에 러시아 군사개입의 길이 열리게 된거나 다름없게 된거에요.

러시아는 일단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와 북한간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은 방어적인 조치일 뿐이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나 북한이 침공을 받았을때를 상정한거기 때문에 이 조항에 반대하는 국가는
러시아나 북한을 침공할 생각을 하고 있는 나라다... 이런 입장을 국영 타스 통신이 전했거든요.

이밖에도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제재해제 이야기를 꺼낸 것도 주목해야 하는 대목인데요.

대북제재가 무력화된다면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진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용납하기 어렵다는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을 통해서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하는 군사기술 협력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오후 3시부터는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회가 열렸구요. 푸틴 대통령의 방북 결과와 조연 전문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걸로 알려지고 있고, 이시간 현재 안보실장이 나서서 기자들에게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과 대응방안을 브리핑 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백브리핑 직후에 보도가 나오게 될 예정이니 주목을 해봐야겠습니다. 
앵커> 친절한 외통수...전영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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