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nes Film Festival

숀 베이커 감독의 미국 영화 '아노라'(Anora)가 프랑스 현지시간으로 어제(5/25) 폐막한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베이커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015년 '탠저린'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베이커는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로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이후 '레드 로켓'(2021)으로는 경쟁 부문에 진출했습니다.

베이커 감독은 트랜스젠더와 위기 가정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영화 '아노라'에서 젊은 여성 스트리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전 세계 영화 매체가 매긴 평점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스크린데일리 별점에서 최고점에 가까운 3.3점을 받는 등 프리미어 상영 이후 호평을 끌어낸 작품입니다.

미국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테런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2011) 이후 13년 만입니다.

2등 상인 심사위원대상은 인도의 여성 감독 파얄 카파디아가 연출한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All We Imagine as Light)가 가져갔습니다.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는 '에밀리아 페레스'로 심사위원상 트로피를 획득했습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함께 주연한 아드리안나 파즈와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와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칸영화제에서 한 영화가 두 개의 주요 부문을 수상한 것도, 여우주연상을 네 명이 함께 받은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트랜스젠더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도 처음입니다. 

감독상은 '그랜드 투어'를 연출한 미겔 고메스가, 각본상은 '더 서브스턴스' 시나리오를 쓴 코랄리 파르자가 각각 받았습니다.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제시 플레먼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로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더 시드 오브 더 새크리드 피그'(The Seed of the Sacred Fig)로 특별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이란 감독인 그는 이 영화에서 여배우들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징역 8년 형과 태형, 벌금형, 재산몰수형을 선고받은 뒤 이란에서 탈출해 유럽으로 망명했고 칸영화제에도 참석했습니다.

라술로프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란 국민들은 정부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다"면서 이란에 체류 중으로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제작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올해 칸영화제는 주요 수상작인 '아노라',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 '에밀리아 페레스' 등에서 보듯 전반적으로 여성 서사의 작품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한국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2', 김량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 임유리 감독의 단편 '메아리' 등 3편이 초청됐지만, 수상작은 없었습니다.

■다음은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 황금종려상 = 아노라(숀 베이커 감독, 미국)

▲ 심사위원대상 =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파얄 카파디아 감독, 인도)

▲ 심사위원상 = 에밀리아 페레스(자크 오디아르 감독, 프랑스)

▲ 감독상 = 미겔 고메스('그랜드 투어', 포르투갈)

▲ 각본상 = 코랄리 파르자('더 서브스턴스', 미국)

▲ 남우주연상 = 제시 플레먼스('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 아일랜드)

▲ 여우주연상 = 아드리안나 파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셀레나 고메즈, 조이 살다나('에밀리아 페레스', 미국)

▲ 단편 황금종려상 = 더 맨 후 쿠드 낫 리메인 사일런트(네보이사 슬리예프세빅 감독, 크로아티아)

▲ 황금카메라상 = 아르망(핼프댄 울만 퇸델 감독, 노르웨이)

▲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 블랙 도그(관후 감독, 중국)

▲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 더 스토리 오브 술레만(보리스 로즈킨 감독, 프랑스)

▲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 더 댐드(로베르토 미네르비니 감독, 이탈리아), 온 비커밍 어 기니 파울(룬가노 니오니 감독, 아일랜드)

▲ 명예 황금종려상 = 배우 메릴 스트리프, 조지 루카스 감독, 스튜디오 지브리

▲ 특별 각본상 = 모하마드 라술로프('더 시드 오브 더 새크리드 피그',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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