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다. 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2~30대 남성들의 마음이 야당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TK를 기반으로 한 국민의힘과 광주전남전북의 더불어민주당 지지가 더욱 뚜렷해져 이른바 ‘여동야서’는 강화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3월 19일 94년 종단개혁 후 30년 만에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조직개편을 위한 종헌 개정안이 중앙종회를 통과했다. 재적의원 79명 중 76명이 참석해 찬성72표, 반대4표가 나왔다. 압도적이란 표현이 무색하지 않다. 2015년 이후 9년 만의 근래 최다득표 종헌 개정안 가결이다. 이제 총무원-교육원-포교원 3원 체제는 총무원 1원 체제로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나가게 됐다. 종헌 개정안 통과는 총무원장 진우스님 체제의 37대 집행부의 성과이지만, 이날 본회의장에서 종회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건 조직개편이 불교광장 총재 자승스님의 마지막 유훈이라는 심우스님의 발언이었다. 

2022년 조계종 17대 중앙종회는 당시 5개 종책모임인 화엄회와 법화회, 무량회, 금강회, 비구니회의 합의로 진우스님을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단일후보로 합의 추대했다. 18대 중앙종회가 구성된 후 5개 종책모임은 화엄1,2,3회와 무량회, 비구니회로 재편됐다. 그러나 이같은 종책모임의 재편은 17대와 18대 종회 모두 불교광장이라는 틀 안에서의 변화였다. 물론 11월 하반기 종회 구성을 앞두고 다시 종책모임이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자승스님 재임 이후 총무원장 선거에서 불교광장은 늘 단일후보를 배출했다. 그러하기에 종단정치의 진정한 재편은 제38대 총무원장 선거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2021년 BBS 보도특집으로 ‘한국불교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한다’를 기획했다. 코로나 이후 저출산 고령화와 탈종교화 등에 대한 한국불교의 미래비전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많은 고민 끝에 종단 차원의 종책 제시에 활발했고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도 하마평 됐던 당시 교육원장이었고 현 총무원장인 진우스님과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당시 총무부장 금곡스님 등을 직간접적으로 인터뷰했다. 세속정치에서는 대권후보가 일찌감치 등판하지만 종단정치에서는 이와 반대이다. 여러 제약조건도 많아 종단정치의 장 중앙종회 종책모임의 지지를 받는 출마 자체가 쉽지가 않다. 총무원장 선거에서 단일후보 합의추대로 종단정치의 물줄기를 바꾼 불교광장은 과연 단일후보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까?

당간지주에 걸린 깃발이 나부끼자 한 스님은 바람이, 또 다른 스님은 깃발이 움직인다고 하자, 육조 혜능은 바람과 깃발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인다고 했다. 마음은 물처럼 늘 모양을 바꾸며 머물거나 흐르며 변화한다. 출세간의 정치 모두 바람처럼 깃발처럼 마음에 따라 늘 변한다는 사실만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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