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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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 진행 : 신두식 BBS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은 한국은행입니다.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으로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요.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설립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금리를 정하는 기구가 바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인데요. 오늘 BBS 경제토크에서는 임기를 마치는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와 함께 한국은행과 통화신용정책 등에 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계속하겠습니다.

신두식:  오늘은 한국은행 이승헌 부총재님 모셨습니다. 부총재님 안녕하십니까?

이승헌 : 예, 안녕하세요?

신두식 : 임기를 곧 마치시게 되는데요. 어제, 18일이죠. 퇴임식을 가지셨습니다. 3년 동안의 부총재 임기를 마치시는데, 어떤 소감이신지 한 말씀 해주시죠.

이승헌 : 제가 부총재 임기는 3년이고 20일 내일 만료가 되는데 사실 일요일이니까 실질적인 임기는 어제 18일까지였고요. 그래서 퇴임식은 어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3년이라는 부총재 임기를 마쳤지만 사실은 한은 입행한지는 32년 7개월여가 돼서 상당히 오랜 기간이었고요. 그리고 저한테는 유일한 직장이어서 첫 직장을 마무리하는, 오랜 기간 근무하던 기관을 마무리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변화를 기대해야 해서 거기에 대한 많은 긴장도 하고 있고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제가 만들어나가야 할지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부총재님께서 1991년에 한은에 입행한 이후에 금융시장국, 정책기획국, 국제국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쳐서 부총재까지 역임을 하셨는데요. 입행하시게 된 계기나 입행했을 때의 초심, 어떻게 기억이 나십니까?

이승헌 : 입행의 계기는 저는 대학 다닐 때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사람 중 하나인데 한국은행이 이론적인 측면에서, 제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는데 경제학이라는 이론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정책을 하는 곳이지 않습니까? 대표적으로? 그래서 한국은행에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공부를 쭉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에 성공적으로 입행을 했고요. 초심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기억이 나는 것이 입행하자마자 1월에 입행을 했는데 인천에 저희 연수원이 있습니다. 연수원에 들어가서 한 두 달 가량인가 같이 동기들하고 연수를 받는데 맨 마지막 날이었던 것 같아요. 돌아가면서 3분 스피치 정도를 하게 하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쭉 나와서 차례차례 이야기를 하는데 친구들이 한은맨, BOK맨 이런 표현들을 써가면서 거의 다 이야기를 쭉 해서 저도 그 이야기를 했는데. 한은맨이라는 의미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주로 저희가 이야기할 때는 포멀하게 이야기한다면 국가경제의 기본이 되는 화폐제도, 통화가치의 안정이죠, 그 가치를 지킨다는 일종의 한은맨이라는 소명의식 같은 것이 단어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한 이야기도 저도 마찬가지로 동기들과 같이 그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나고요. 아마도 초심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걸 저 포함해서 모든 한은 직원이 공유하는 그런 초심일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32년 넘게 여러 부서 직책을 거쳤는데 자신코 초심을 한 번도 잃은 적이 없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신두식 : 어떻게 보면 인생 절반 이상을 한국은행에 근무하면서 보내신 셈이잖아요? 좀 기억나는 순간이 있으십니까?

이승헌 : 무지 많죠. 30년이면 10년 단위로 세상이 세 번 바뀌는데 요즘엔 더 많이 빠르게 바뀌니까. 아무튼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크게 세 번의 우리나라 경제와 한국은행이 변했던 것 같아요. 10년 단위로 자르면 자를 수 있을 텐데. 기억나는 사건이라든가 여러 가지 정책적인 것이 상당히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면 아마도 97년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받았던 충격이었을 거예요. 다른 국민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한국은행에서 그것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자금부라는 부서에서 실무진으로 있었는데. 97년 초반부터 97년 말까지 진행과정을 쭉 지켜보고 나름대로 대응을 했던 역할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외환지급불능상태에 들어가고 IMF에 구제금융요청을 하고, 그래서 IMF통에서 여러 가지 조치를 해나가는 과정이 들어갔는데 그때 한은 직원으로 받았던 충격과 일종의 자괴감 같은 것들이 너무나 대단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고 그런 일을 다시는 겪으면 안 된다는 큰 교훈이랄까 계기가 됐는데 그때가 제일 많이 생각이 나는 것 같아요.

 

신두식 : 그래서 좀 금융안정이라는 설립의 취지가 추가된 것 아닌가요?

이승헌 : 그렇죠. 그때 한 번 겪었음에도 2008년에 또 한 번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글로벌 경제 전체가 큰 금융위기 속에 들어갔었으니까 그때를 계기로 저희가 금융안정에 대한 것이 중요한 이슈로 중앙은행의 책무로 들어오게 된 것이죠.

 

신두식 : 그렇죠. 그럼 지난 2년여 동안 금융통화위원으로 활동하셨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 청취자들을 위해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어떤 조직이고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동안 결정하시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한 말씀 해주시죠.

이승헌 : 금융통화위원회, 저희가 줄여서 금통위라고 하는데요. 금통위는 한국은행에 있어서 최고의사결정기구라고 보시면 되고요. 한은법상에 그 역할과 책무가 다 되어 있고 구성원은 7명입니다. 7명인데 2명은 1명은 총재와 저를 포함해서 총재와 부총재가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고요. 나머지 5명은 여러 가지 부문에서 추천을 받아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5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7명이 여러 가지 매 2주마다 정례회의가 있고 한 6주마다 한 번씩 1년에 8번 통화정책 관련된, 통방이라고 하는데 통방회의를 개최해서.

 

신두식 : 쉽게 말하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죠.

이승헌 : 기준금리를 스테이할 것이냐, 올릴 거냐, 내릴 거냐 이런 결정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결정하실 때 좀 기억나는 금통위라고 할까요? 중요한 순간, 금통위원들 간의 의견이 많이 팽팽했던 순간, 그런 때가 있었나요?

이승헌 : 팽팽했던 순간도 여러 번 있었죠. 사실 제가 임기 동안에는 그런 일은 물론 계속 있었습니다. 소수견해가 계속 나왔었고요. 의견의 차이도 물론 있었는데 가장 최근에 금통위에서의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 한다면 2021년, 재작년 8월에 금리인상을 시작했거든요?

 

신두식 : 그동안 계속 동결하다가인상이 시작된 거죠.

이승헌 : 예, 계속 동결하다가 코로나19 이후로 금리를 많이 내렸죠. 금리를 두 번, 50bp와 25bp를 내린 다음에 지속해오다가 코로나 극복이 되고 이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집값이 많이 올라가고 하는 인플레이션의 기저가 깔리기 시작할 때 그때 저희가 8월부터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서 3%, 300bp라고 표현하는데, 3.5%까지 올해 1월까지 올렸죠. 그것이 선진국 대열에 있는 나라 중에서는 제일 빨랐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2022년 이듬해 4월인가 아마 올렸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그만큼 저희는 굉장히 빠르게 대응을 했는데. 그때 말씀하신 대로 여러 불확실성이 있었거든요? 실제로 금리를 올려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내부에서도 많은 토론이 있었고 그 가운데서 저희는 빨리 올리는 것이 향후 경제의 불확실성에 견줘볼 때 유리한, 옳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었습니다. 만약에 저희가 늦게 올렸다면 더 빨리 올렸어야 될 것이고 그랬을 경우에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은 대단했을 겁니다. 저희가 좀 일찍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도 좀 빨리 잡혔고요. 가계부채도 덜 늘어났기 때문에. 반대로 생각하면 계속 부동산 가격이 더 올라갔고 가계부채가 더 늘어났다면 이후에 저희가 연준과 같이 금리를 빨리 올리게 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받았을 충격은 대단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는 저희가 상당히 잘했다고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기준금리를 통한 통화정책은 좀 선제적 대응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군요.

이승헌 : 통화정책은 시차가 있기 때문에 항상 선제적으로 해야 되는 그런 정책입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최근 금통위가 7월이잖아요? 7월에는 4번 연속으로 기준금리가 동결이 됐습니다. 지금 연 3.5%수준인데 그때 금리 동결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승헌 :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희가 2021년 8월부터 23년 1월까지 두 번인가는 50bp를 한꺼번에 올렸었죠. 그 결과 3.5까지 올라갔는데 저희가 내부적으로 분석을 하고 실제로 여러 사람들하고 대화를 해보면 기준금리 수준이 은행이나 다른 시장에 나가있는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것이 상당히 우리 경제에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저희는 판단을 했습니다. 제약적이라 한다면 주로 물가의 하방압력으로, 물가가 높으니까, 물가를 내리는 데 충분히 역할을 하는 수준에 올라왔다는 의미고요. 다만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금리니까 실제로 대출금리랄까 회사채금리랄까 시장의 여러 가지 경제변수에 영향을 미치고 또 그것이 실제 가계나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차가 좀 걸리거든요. 그러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 된다. 이 정도 올렸으니까 경제물가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봐야 된다고 판단해서 스테이를 하기로 했었습니다.

 

신두식 :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도 한 번 올리면서 지금 최고 5.25%에서 5.5% 연금리가 되잖아요? 우리랑 보면 한 2% 포인트 이상 벌어졌는데 지금 이 정도 금리격차를 우리가 감당하는데 있어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것인지, 또 앞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인지 한 번 말씀을 해주시죠.

이승헌 : 그 우려는 지금 많이들 하시고 계세요. 통상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높아야 정상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시거든요.

 

신두식 : 그동안 그랬죠.

이승헌 : 그동안 그랬는데 미국금리가 높으니까 금리 수준 자체로 보면 충격은 있는데 주로 걱정하시는 것은 미국금리가 더 높으니까, 국제금융시장금리가 높으니까 외국인 자본이 다 빠져나갈 것 아니냐, 이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는데. 분명히 그런 요인은 존재합니다. 금리만을 본다면, 다른 요인이 동일하다면 해외금리가 더 높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는 요인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폭은 그렇게 크지가 않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저희가 우려를 하는, 아까도 말씀드렸던 외환위기랄까 2008년 위기 시에 상당히 많은 큰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갔던 위기상황이 실제로 문제가 되는데, 영어로는 서든 스탑이라는 표현을 씁니다만. 그런 경우는 금리차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펀데멘탈, 소위 말하는 경제기초구조죠, 경상수지랄까 성장의 기반이랄까 환율이랄까 기업의 생산성, 경쟁력 이런 것들의 영향이 의심이 갈 때 그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희가 내부적으로 판단하거나 해외의 여러 투자자들하고 이야기해봐도 우리나라의 경제 기본기초는 굉장히 튼튼하다는 신뢰가 깔려 있어서 그런 우려는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미국 같은 경우는 9월에 기준금리를 또 결정하게 되는데, 9월 미국 FOMC에서의 기준금리, 최근에 보면 동결될 것이라는 시장 분위기가 좀 있는데 부총재님은 어떻게 보세요?

이승헌 : 한두 달 전만 하더라도 미국이 더 빨리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통계, 특히 물가통계가 생각에 부합하거나 좀 더 낮게 나타나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모든 지표가 다 그런 것은 아니거든요? 거기에 산업생산이라든가 여러 가지 지표상에 약간 헷갈리는 게, 물가지표가 지금 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서 시장의 전망은 안 올릴 수 있겠다는 것이 좀 많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좀 두고 봐야 되고요. 그리고 지금 중앙은행사회에서, 한국은행을 포함한 여러 중앙은행사회에서는 이 물가가 쉽게 잡힐 것이냐 아니면 좀 더 지속성을 가질 것이냐, 소위 말하는 기저물가라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CPI, 소비자물가의 내부를 뜯어보면 우리가 근원물가라고 하는 부분, 기저물가라고 하는데, 아주 천천히 그리고 잘 안움직이는, 장기적으로 움직이는 물가의 흐름이 있습니다. 그 물가의 흐름이 잡혔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저희가 확신을 못하고 있고 연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 동향에 저희가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데 그 판단을 연준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을 겁니다. 지켜봐야 될 겁니다.

 

신두식 : 그런데 만약에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을 하게 되면 지금 2% 포인트에서 좀 더 벌어지게 되는 셈 아니에요? 그러면 우리도 좀 상황에 따라서 수입물가도 올라갈 수 있고 그런데 우리도 좀 금리인상을 또 한 번 고려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승헌 : 그런 이야기들도 있고요. 실제로 아까 말씀드린 자금이동 측면에서도 영향이 있지만 환율이 영향을 받습니다. 두 나라 간의 금리차이가 환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많이 낮아지게 되면 원화가 약세로 가고 원/달러 환율이 더 높아지는 그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그런데 그 크기가 얼마나 될 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고요. 그렇지만 그 부분이 구체적으로 아까 말씀하신 수입물가에 영향을 주고 다른 데에 영향을 준다든가 이런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봐서 다음 주에 통방이 있기 때문에 그럴 때 그 부분이 충분히 고려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두식 : 그런데 경제기초를 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를 좀 많이 보는데 우리나라 상반기에 누적 경상수지가 24억 4천만 달러였거든요? 그러면 이게 수입도 많이 줄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늘어서 조금 불황형 흑자 그런 것을 나타냈는데 하반기 때는 경상수지 기조가 좀 좋아질 수 있을까요?

이승헌 : 저희 전망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좋아질 거라고 보고 있고요. 꾸준히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폭은 과거에 2010년 이후에 상당폭 경상수지가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작년말, 연초에 겪었던 경상수지의 저조한 움직임보다는 훨씬 나은 움직임을 보일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그렇군요.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는데요.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님은 어떤 노래 듣고 싶으십니까?

이승헌 : 저는 음악을 그렇게 많이 알고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주로 많이 듣던 노래 중에 하나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1994년에 나온 노래인데 제가 그때부터 많이 듣던 노래라 그 곡을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신두식 : 알겠습니다.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은 없으세요?

이승헌 : 사연이랄 것까지는 아닌데요. 그게 제가 지금 아내를 만난 것이 94년이었고 한 2년 후에 결혼했는데 그 당시에 나왔던 노래고요. 당시에 주말이면 같이 데이트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춘천에 드라이브를 많이 갔었거든요. 그때 경춘가도를 달릴 때 항상 이 노래를 들었어요. 경춘가도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사실 <기억의 습작>이었고 명곡 아니겠습니까? 누구나 좋아하는 명곡인데 그 내용을 사실 보면 이게 아주 어설프고 철없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 회한 이런 내용인데 저 개인적으로 이것을 첫사랑 이런 내용이라기보다는 이게 저희가, 공유하시겠지만 대학시절의 인생에 대한 많은 고민과 자아발견 그런 여러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그때를 좀 많이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에 대한 향수를 저한테 불러일으키고 또 그런 의미에서 저를 항상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노래입니다. 그래서 좋아합니다.

신두식 : 알겠습니다. 한국은행 이승헌 부총재님이 신청하신 곡입니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오늘은 한국은행 이승헌 부총재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부총재님, 부총재님께서 한은의 변화,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는데요. 지난해 6월에 조직의 수평적 문화 확산과 직원의 전문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경영혁신방안을 내놓으셨어요. 지금 그 긍정적인 변화가 느껴지는지 궁금합니다.

이승헌 : 이것은 제 임기 동안에도 굉장히 중요한 것이었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제가 2020년에 6월에 창립기념일이 있는데 그때 BOK2030이라고 하는 제목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한은이 2020년에 70년을 맞았는데 2030년까지 10년 후의, 10년의 발전전략을 저희가 제시를 했는데 그것이 4가지 전략방향을 설정했어요. 첫째는 정책역량을 확충하고 조사연구의 질적 제고, 디지털혁신, 경영사회혁신이라는 4가지 전략목표를 설정했고. 이 중에서 맨 마지막에 있는 경영인사혁신 관련해서는 저희가 굴지의 두 회사를 모셔와서 제로베이스에서 컨설팅을 세게 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한은의 거의 모든 문제가 테이블에 올려졌고 직원 간의 거침없는 토론이 한 1년여에 걸쳐서 있었고 굉장히 지난한 과정이었어요. 그때 보면 여러 다양하고 서로 상반되는 주장들이 많이 제기가 됐고. 그래서 사실 결론이나 합의를 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우리가 2020년 수립한 BOK2030이라는 비전 하에서 최대공약수, 그리고 발전을 위해서 뭐가 중요한지에 대한 노력이죠, 그걸 고려해서 결론을 내서 그것이 말씀하신 작년의 경영혁신방안으로 다시 발표가 되고. 이창용 총재가 새로 오셔서, 이창용 총재님의 철학이 반영이 된 그런 혁신방안이 발표가 됐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말씀하신 대로 수평적인 문화, 대외 오픈된 문화 이런 것을 강조를 하고 있고 내부조직 면에서는 상층이 갖고 있던, 총재나 부총재나 임원들이 갖고 있던 업무권한을 대폭 하부로 위임을 해서 저희가 부장이라고 하는 직급이 있는데 부장 일은 중간관리층의 역량을 많이 실어주고 자칫 업무에 소외될 수 있는 전문가계층의 경험을 살려서 일할 수 있도록 업무공간을 확충하게 했습니다. 그에 따라서 부서장이라든가 국장이라든가 그리고 임원들은 좀 더 전략적이고 대외활동을 주로 하는 이런 식으로 일을 하도록 재편을 했어요. 이러한 것들이 조직의 추진력과 외연을 확대하는 이런 방향으로 설정이 됐고 그런 측면에서 지금 그 방안을 1년여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미 변화가 시작이 되어 있고 앞으로도 추진의 구동력, 관성을 잘 살려나간다면 변화는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30년 넘게 한은에서 생활하셨는데 많은 직원들을 만나보셨잖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직원이 있습니까?

이승헌 : 무지 많죠. 선배, 후배, 무지하게 많은데. 제가 저번에 어떤 매체하고 인터뷰를 했더니 그때 한 친구를 지목해서 이야기했더니 여러 다른 친구들이 섭섭해하는 모습을 보여서 제가 누구라고 특정하기에는 사실 곤란하고요. 공개적인 방송에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선배 중에서 보면 기억에 남는 분들이 여러분 계시는데 대부분 저한테 기회를 주시고 제가 책임을 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신 분들, 세세하게 지시하기보다는 일을 맡기고 제가 어떻게 해가든 그걸 믿고 맡겨주신 이런 분들이 주로 기억에 많이 남고요. 또 후배 중에서 지금 현직에 있는 후배들이 많이 있는데 한은에는 일 잘하는 친구도 너무 많습니다. 똑똑하고 박사들도 많은데. 그러한 개별적인 능력보다는 제가 어떤 의견을 내거나 제가 어떤 지시를 할 때 자기 의견을, 다른 의견을 내고 또 제가 결정한 문제 이런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던 친구들이 몇 있어요. 그 친구들이 상당히 기억에 많이 남고 그 토론과정을 통해서 더 나은 결론을 낼 수 있었던, 많은 도움을 받았던 그 친구들이 많이 기억이 납니다.

 

신두식 : 한국은행이 한 6년 넘게 본관 리모델링을 거쳐서 얼마 전에 재입주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되나요?

이승헌 : 기술적으로는 저희가 그 본관 리모델링을 한 이유는 일단 건물 자체에 안전성의 문제가 좀 있었어요. 노화된 측면들이 있었고요. 왜냐하면 철근 같은 그런 것들이 제대로 보강이 안 된 건물이 있어서 그것을 허물고 다시 안전한 건물을 만들자는 것이 또 하나 있었고. 또 하나는 한은 주변이 명동 근처인데, 신세계 앞인데, 고층의 호텔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한은 내부가 다 들여다보이는, 그래서 저희가 현송차량이라고 해서 화폐를 금융기관하고 왔다갔다 하는데 차량의 동선이 그대로 노출이 되는 그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등등 그리고 업무공간이 낙후화된 이런 문제도 있어서 그런 측면에서 리뉴얼을 시작을 했는데. 그러면서 그런 부분을 다 해결했고요. 안전성이나 보안성을 제고시켰는데 더불어서 저희가 BOK2030 말씀드렸듯이 대외에 오픈되고 좀 더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와 더불어서 설계 자체가 대외개방형으로 많이 만들었습니다. 업무공간은 상당히 효율적으로 IT시스템이랄까 직원들이 페이퍼리스를 할 수 있는, 종이를 덜 사용할 수 있는 체계랄까 이런 부분들을 많이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저희가 컨퍼런스를 열 수 있는 공간, 회의공간, 그 다음에 직원들이 일을 하지만 사무실에 앉아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고 자유롭게 여러 가지 공간에서 나가서 자유로움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런 공간들을 설계에 많이 집어넣어서 그렇게 했는데 실제로 그런 결과가 굉장히 좋습니다. 반응이 좋고 직원들 만족도도 상당히 좋다고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신두식 : 부총재님께서 이제 내일로 부총재 임기는 마무리하시게 되는데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한 말씀 해주시고요. 또 더불어서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이승헌 : 사실 제가 30여 년을 한은에서 살았기 때문에 제가 다른 것을 한다 하더라도 한국은행의 삶의 업무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자체는 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또 제가 공직인데, 한국은행에서 그동안 경험하고 쌓아왔던 것을 사회에 다시 어떤 식으로든 기여를 할 수 있어야 된다,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방식은 달라야 되겠죠. 일단 대학교 한 군데서 강의를 좀 할 생각을 하고 있고요. 틈틈이 신문 등에 기고도 하고 가능하면 책도 쓸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고 있고. 그 외에도 한은을 다니면서 바쁜 생활을 계속했기 때문에 좀 나름대로 여유를 가지고 다른 일들도 해볼 수 있는 그런 것을 찾아볼까 이런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이승헌 : 먼저 이렇게 초청해주셔서 감사말씀을 드리고요. 무엇보다 아까도 말씀이 나왔지만 금리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높은 금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 아시다시피 지금 아직도 물가가 높은 수준에 있고 그리고 계속 문제가 되는 가계부채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어서 저희 판단으로는 이런 높은 인플레이션과 가계부채 상황에서는 경제가 안정성장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보다 장기적인 안정성장기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리를 좀 높여서 이런 부분을 조정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적인 어려움인데 이걸 잘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면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런 정책방향을 잘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신두식 : 앞으로도 우리 금융의 선진화를 위해서 더욱 힘써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승헌 : 감사합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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