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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김형근 전북대 무형유산정보연구소 연구교수

방송 : 2023년 6월 18일(일요일) 저녁 6시 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불교의 교리를 설명하는 의례죠, 땅설법, 이 땅설법에 대해서 저희 뉴스와 사람들에서 소개해 드린 바가 있는데요. 이 땅설법에 대해서 연구와 기록 작업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문화재청이 시행하는 2023 미래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의 일환인데요.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형근 전북대 무형유산정보연구소 연구교수님 모시고 말씀 듣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네. 불교방송 스튜디오에 김형근 전북대 연구교수님 모셨습니다. 김형근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형근 : 네. 반갑습니다. 불교방송 뉴스와 사람들 청취자님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의 민속과 무형유산을 연구하고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전북대 무형유산정보연구소 김형근이라고 합니다.

 

김봉래 : 네. 아주 씩씩한 소개를 잘 해주셨는데요. 오늘은 이 땅설법에 대해서 여쭙기 위해서 우리 교수님 모셨는데 예전 시간에 (삼척 안정사 주지) 다여 스님을 모시고 관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오늘은 땅설법의 기록 사업이 처음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모시게 되었습니다. 우리 김형근 교수님께서는 땅설법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 주실지 궁금합니다.

 

김형근 : 땅설법은 말 그대로 ‘땅’과 ‘설법’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땅은 땅에 살아가는 일반 민중, 대중들을 의미하게 되죠. 설법은 잘 알다시피 부처님 설법을 스님께서 전달하시는 것이고요. 그래서 땅과 설법을 합쳐보면 땅 위에 살아가는 일반 민중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하는 설법이다. 그런데 일반 설법과 다른 것이 이것이 되게 예능적으로 하게 돼서 기본적으로 변상도라고 하는 그림이 있고요. 그 다음에 이 변상도는 이야기, 스토리 라인이 있는 설법이 있는데 그것을 시각화한 것이 변상도, 이것의 스토리를 노래와 그 다음에 말로써 이렇게 설법하는 것이 땅설법의 기본적인 형식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땅설법을 사람들이 잘못 아시는 분들은 의례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건 의례가 아니라 법문이죠. 법문은 언제고 할 수 있는 게 법문이기 때문에 의례하고는 독립되어있는 것이겠습니다. 그래서 땅설법이 의례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오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를테면 진관사 수륙재 같은 경우 보면 요즘은 괘불이운 하고 그 다음에 영산작법 친 다음에 큰스님 모셔서 법문 듣듯이 의례랑 결부시키면 그 법문 자리에 땅설법 스타일로 법문이 가능해요. 그래서 그렇게 의례에 결부해서 땅설법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것은 사찰 내에서는 불자들을 위한 교육의 수단으로 할 수도 있고 아주 옛날에는 땅설법이 어떻게 시작됐을까 우리가 상상해 보면 포교의 방식이라고 생각되는 거죠. 옛날에 포교는 스님께서 직접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내려가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모일 만한 시장을 간다거나 마을로 들어간다거나 그래서 마을에 들어갔을 때 밋밋하게 들어가면 사람들이 거들떠도 안 볼 테니까 소리를 돋구어서 하다 보면 “뭔 소리지?” 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는 얘기죠. 그러면서 그림을 놓고 소리를 하고 이렇게 하니까 사람들이 신기해서 달라붙다가 처음에는 좀 문턱 낮은 이야기들을 하겠죠. 그러면서 하다가 슬슬 불교 교리 쪽으로 넘어가면서, “그래서 불교에 귀의하셔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하는 포교의 수단으로 땅설법이 많이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우리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저는 어떤 생각이 딱 들었냐면 원효, 화쟁 국사가 생각이 났어요. 정말 무애가를 부르면서. 맞습니다.

 

김형근 : 그래서 우리가 땅설법에 대한 기록이 사실은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 국장님 말씀하신 대로 원효스님의 무애무가, 바로 그러한 대중포교 방식이 이 땅설법과 관련한 연관된 문화라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죠.

 

김봉래 : 그래요. 우리가 좀 반면교사 삼을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우선 문화재청에서 실시한 미래무형유산 발굴육성사업에 응모가 되었고 이것이 올해 추천을 받았다 이런 얘기인데요, 이 사업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김형근 : 이 사업은 문화재청이 광역시와 도와 협력해서 하는 사업입니다. 문화재청은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유산을 잘 유지하고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전달하고자 설립된 기관이죠. 그래서 이 기관에서는 전체적으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진흥하는 사업들을 하게 되는데요, 문화유산하면 소위 문화재라고 예전에 불렀고 올해부터 문화재 대신 문화유산으로 사용을 하게 됩니다. 이제 문화재청도 문화유산청으로 바뀔 예정에 있고요. 아직 입법화가 안 되어서 진행 중이고 차츰 이렇게 용어가 바뀌어 나가는데, 아무튼 대표적인 문화유산 하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형문화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석탑, 불상 이러한 것들이 유형유산이고. 그래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보나 보물은 이 유형유산에 속하고요. 그 다음에 무형유산은 사람이 행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춤, 무용, 음악 이런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이것들은 구전심수(口傳心授 ; 말로 전하고 마음으로 가르침)를 통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문화, 이것을 무형문화라고 합니다. 그래서 문화재청이 이 무형문화를 보존하고 잘 전승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들을 하는데요. 현재 우리가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자산들이 있어요. 우리 사찰에도 상당히 많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지만 아직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것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 이른바 비지정 무형문화유산을 조사를 하거나 아니면 뭔가 있다고 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그런 작업들이 필요할 거 아닙니까. 그래서 문화재청이 하고 있는 것이 국민들에게도 의견들을 묻고 또 시·도에 우리가 잘 모르니까 시·도에는 어떤 자산이 있는가 추천토록 했어요. 그래서 추천해서 다행히 선정이 된 사업이 바로 미래무형유산 발굴육성사업입니다. 그래서 전국 시·도에서 추천을 했는데, 이거는 삼척 안정사 땅설법으로 삼척시가 추천을 해서 선정이 된 사업입니다.

 

김봉래 : 아. 그렇군요. 삼척의 안정사 주지 스님을 제가 인터뷰를 했었죠. 그러면 이 사업 말고도 다른 것들도 사업으로 여러 개가 확정이 된 거겠네요.

 

김형근 : 맞습니다. 이 사업은 작년부터 시작된 사업입니다. 작년에도 한 20개 남짓 사업이 시작됐지만 이게 연차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평가를 잘 거치게 되면 3년 지원이 계속될 수 있지만 1차 년도에 해봤더니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그랬을 때는 1년만 하고 사라지는 사업인데요. 작년에 살아남은 사업은 4개에 불과하고, 이제 새롭게 또 신규로 올해 17개의 사업이 신규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신규로 지정된 사업들을 더듬어 보면 경북 안동에 하회마을 있지 않습니까. 그 마을에 선유줄불놀이라는 게 있고, 그 다음에 광주 무등산에서 했던 화전놀이, 그 다음에 강원 평창 하면 유명한 메밀꽃 밭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메밀 농경과 음식 문화, 또 충북 제천, 옛날에는 담배 농사를 많이 지었는데 그게 되게 힘들어요. 일이 많다 보니까. 요즘 담배 농사하는 곳이 많이 사라졌는데, 충북 제천에서 엽연초 담배 농사와 관련한 것을 사업을 올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삼척의 안정사 땅설법이 선정이 되었습니다.

 

김봉래 : 그런데 우리 교수님께서는 그 중에서 연구하고 기록하는 부분, 그런 부분을 맡게 되신 건가요.

 

김형근 : 그렇습니다. 이 사업이 3년 차로 진행이 되는데 사업 부문이 좀 3개 영역으로 되어 있어요. 1개 영역 첫해 연도는 뭐를 하냐면 기록화를 진행하게 되고요. 2년 차에는 이것의 전승 기반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구축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고요. 세 번째는 이것을 널리 알려야 하니까 활용·진흥할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삼척 안정사 땅설법의 1차 년도이기 때문에 기록화가 방점이 되겠죠. 그래서 이 기록화를 하려면 연구자들이 붙어서 연구하고 기록해서 땅설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하는 정립을 해줘야 되지 않습니까. 그것의 총대를 제가 사업단의 단장을 맡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러면 보다 세부적인 내용이 궁금한데,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고 기록한다는 얘기인가요.

 

김형근 : 무형문화재에서 기록화라고 하는 개념을 이해를 하셔야 되는데, 국가무형문화재나 시도무형문화제는 기록화라고 하는 사업을 반드시 하게 됩니다. 그러면 기록화를 왜 하느냐. 이게 영상으로 책으로 이 문화재는 이것이 스탠다드다라고 하는 사업이에요. 그러면 왜 하느냐 하면 석탑이나 이런 유형문화는 기록되면 치수로도 기록되어 있고 사진도 남아 있고 그 전형이 형태가 온전하게 기록이 되어 있는데, 무형문화는 사람이 전승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사람들의 기억이 좀 가물가물해질 수도 있고 또 사람들이 옛날 선생님한테 똑같이 배우더라도 자기가 배운 건 또 다르게 해석하시는 분들이 많단 말이죠. 그래서 세월이 지나다 보면 옛날 스승님이 했던 그대로 우리가 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비교해 보면 또 달라요. 이런 식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른바 훼손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그것을 막기 위해서 이것이 이 문화의 핵심이라고 하는 정립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그것을 영상으로 책으로 기록하는 것이 바로 기록화 사업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전체적인 내용도 정리하고, 땅설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자세한 영상도 제작하고, 그런 일들을 1년 안에 가능하다 이런 얘기인가요.

 

김형근 : 뭐 1년 안에는 가능한 부분이 있고 불가능한 부분이 있겠습니다. 우선 우리가 연구단이라고 표방을 했고, 이 연구단은 사실 기록화팀하고 그 다음에 연구팀이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기록화팀은 상당히 문제인 게 땅설법이 너무 종류가 많습니다. 땅설법의 가장 대표적인 걸 본전이라고 하는데 본전의 종류가 5개가 있고 별전이 6개 정도 있는데,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죠. 사실 그러니까 부처님 설법을 스님께서 전달한다 그러면 한자한 자 가지고도 설법할 수 있는 거지 않습니까.

 

김봉래 : 그것도 사람마다 다르게 할 수 있는 거죠.

 

김형근 :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경전을 가지고 설법할 수 있는 가짓수는 무한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모든 경전을 다 땅설법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6종, 5종 이거는 무의미하고 할 수 있으면 무한대로 할 수 있는 게 땅설법인데, 그래도 전통적으로 땅설법에서만 가지고 있었던 본전이 5개이고 별전이 6개인데 이것을 1년 안에 다 하지는 못하죠. 제가 2019년부터 땅설법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현장조사하고 기록했지만 제가 본 게 10분의 1 정도 봤습니다. 5년 동안 본 게. 그러면 물리적으로 다 기록하려면 몇 십 년 기록해야만 다 할 수 있는 거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기록하고자 하는 것은 이 전체를 다 기록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연구로서는 땅설법의 전체적인 개황, 역사라든가 전승이라든가 어떤 레파토리가 있고 어떻게 해가는가, 지금 현재 전승하고 있는 사람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글로 정리하고 그 다음에 실제적으로 사람들이 글로만 정리된 것 보면 이해가 잘 안 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영상으로 담게 되는데 영상도 다 담을 수 없으니까 올해 가능한 부분만 이렇게 두 가지 정도 영상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김봉래 : 예컨대.

 

김형근 : 올해 기록된 것은 보통 연례적으로 삼척 안정사에서는 아까 의례하고는 땅설법은 별개인데 이걸 별개로 하기에는 시골 절에서는 너무 신도들이 동기부여가 안 되죠. 그러다 보니까 시골 사찰에서 반드시 해야되는 의례에 붙여서 땅설법을 해오는 방식을 취해 왔습니다. 그래서 4월 초파일 날 부처님의 탄신을 기리는 석가모니 일대기의 탄생 부분에 땅설법을 고 그 다음에 매년 백중이 되면 우란분재에 붙여서 영가와 관련되어 있는, 죽음 세계와 관련되어 있는 땅설법을 해왔는데, 이 때 대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목련경을 모티프로 한 목련 존자의 일대기라는 땅설법을 했고 그 다음에 안락국태자경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올해는 목련존자 일대기를 하게 되는데요. 이것을 기록하게 될 것 같고요. 한 번 정도는 심청효행록이라고 하는 땅설법을 기록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아 그렇군요. 현재까지 그러면 땅설법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김형근 : 연구가 많지는 않습니다. 지금 땅설법이 우리 학계에 알려진 게 2018년입니다. 그전까지 땅설법이 알려지기로는 1970년대의 최정여라고 하는 저와 같은 민속학자가 쓰신 “삼회향 놀이=땅설법에 대하여”라는 논문이 한 편이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현재 충북에서 전승하고 있는 구인사 삼회향 놀이라고 하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땅설법은 그야말로 재의 마지막 회향·공덕하는 단계에서 참여 대중 불자들과 함께 뒤풀이식으로 놀던 놀이, 뒤풀이 놀이가 땅설법이다라고 하는 조사가 유일하게 기록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그나마 그 조사도 그 당대에서는 전승이 끊겼던 문화인 거죠. 그것을 증언해 주시는 서울의 인왕사 정순정이라고 하는 스님께서 증언하신 바지. 실제 그 당대에도 이미 전승은 끊어졌던 것입니다. 그것이 여러 학자들과 이렇게 해서 복원해내서 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그것과 이 땅설법은 또 차이가 있는 것이거든요. 이것은 그야말로 설법이어서, 그래서 이 설법이 알려진 것은 2018년에 비로소 알려졌고 2019년도부터 활발하게 연구가 되면서 지금까지 논문이 14편 나왔다고 하는 것은 대단한 거거든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도 논문 한두 편이에요. 그런데 아직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것이 벌써 5년 만에 14편이 나왔다는 것은 대단히 관심이 있다는 것, 이게 분명히 뭐가 있다고 하는 관심입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문화재, 요즘도 마찬가지겠지만 문화재를 지정하려고 한다면 나름대로 학술적인 어떤 베이스를 깔기 위해서 작업들을 많이 합니다. 연구자들 불러서 학술대회도 하고.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해서 문화재로 가는데 이거는 시도도 안 했는데 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와서 연구를 해서 14편을 했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이것의 연구 가치가 있다고 하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봉래 : 네 잘 알겠습니다.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전북대 무형유산정보연구소 김형근 연구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 땅설법 관련해서 앞으로 또 추가로 진행돼야 될 부분들이 굉장히 많겠네요.

 

김형근 : 네. 그렇습니다. 땅설법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기록화가 이번 한 해로 끝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내년도 만약에 계속사업이 된다고 한다면 내년에도 계속 기록화 사업은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무형유산에서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사라질 수 있다고 하는 위기감이고, 그 전에 기록해서 온전히 아카이브를 하는 것이 가장 대안이 될 수 있어요. 가장 좋은 것은 사실은 그 문화를 전승하는 전승자를 많이 길러내는 게 가장 정답입니다만 전승자가 한정이 되어 있고 만에 하나 전승자를 못 구해 둔다면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라고 하는 것은 역사적인 기록밖에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이런 기록화를 계속해서 꾸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땅설법 같은 경우 전체적인 시연을 할 수 있는 건 물리적으로 한 해에 몇 개밖에 못해요. 그래서 이것을 스튜디오에 모아놓고 자 오늘부터 합시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건 진짜가 아니지 않습니까. 의례는 의례 현장에 참여해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담았을 때 소중한 문화의 기록화이기 때문에 저희도 이것을 시연이라고 붙이는 건 저는 어폐가 있다고 해요. 이건 시연이 아니라 땅설법의 법회 현장에 우리가 참여해서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까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땅설법에서 대표적인 레파토리가 이른바 우리가 신중, 104위로 정립되어 있는 신중님들에 대한 신앙을 담고 있는 게 신중신일대기입니다. 신중신일대기를 제대로 알려면 그냥 풀로 다 해서 하루 6시간씩 하더라도 이게 일주일 걸려요. 줄여서 해서도 3, 4일, 아주아주 줄여서 하면 한 2, 3일 정도 걸리겠죠. 이것을 하려면 돈은 또 얼마나 들겠어요. 일부러 이것을 하기가 상당히 쉽지가 않단 말이죠. 그런데 이 사업에서 좀 지원해서 그것을 좀 했으면 좋겠는데, 이 사업의 맹점은 한 해 2억 지원되는데 2억에 10원도 보존회에게 들어갈 수 없어요.

 

김봉래 : 그게 무슨 말이죠.

 

김형근 : 이것을 기록하고 뭐 하는 외부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만 이 예산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단 말이죠. 그래서 삼척 안정사가 상당히 가난한 절이에요. 그래서 가난한 절이기 때문에 뭔가 돈을 들여서 무엇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그게 참 사업 진행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한 부분을 풀어가는 게 이 기록화 사업의 앞으로의 과제가 되겠고요. 그 다음에 아까도 말했듯이 역사적으로 땅설법의 기록들이 워낙 민속 쪽으로 가면 무형유산 쪽으로 가보면 기록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구술의 기록을 소중히 여깁니다. 선생님이 누구에게서 배운 겁니까. 그 스승, 또 그 스승은 또 누구한테 배운 겁니까. 그 스승, 이렇게 구전으로 전해오는 역사가 우리 무형유산에서 실제 역사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그런 것을 탐색하는 작업을 할 거고요. 이 문화가 사실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교가 전파된 모든 국가는 이와 유사한 문화가 남아 있음이 세계적인 저명의 돈황학 학자인 빅터 메어라고 하는 분이 밝혀놓으신 바거든요. 그래서 중국, 일본도 함께 우리가 답사해서 비교 고찰하는 것이 앞으로의 우리의 연구과제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앞으로 장기적으로 비전을 가지고 연구를 해야 될 부분입니다. 오늘 또 관심 있게 저희가 여쭤볼 부분은 어쨌든 이 땅설법이라는 것이 포교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느냐. 요즘 특히 젊은이들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연구자 입장에서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근 : 땅설법은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키워드는 눈높이라고 할 수가 있는 거죠. 제가 지금 대학에서도 강의를 합니다만 대학 강의가 요즘은 지방 소멸 위기여서 단풍 지는 순서대로 대학교가 사라지는 이 시대에 가장 화두가 뭐냐면 수요자 중심의 교육, 학생과 눈높이 하는 교육을 해라. 옛날처럼 교수님들 얼마나 쉬웠지 않습니까. 10년 내내 똑같은 강의해도 됐었고 그랬는데, 그러다 보니까 점차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은 안 가르치고 정말 학문을 위한 지식만 가르치는 게 문제였지 않습니까. 요즘은 그렇게 하면 대학에서 쫓겨나는 거죠. 그래서 요즘 대학에서도 이렇게 학생들 중심의 눈높이 교육을 필요로 하는데 바로 땅설법이 그런 지혜예요. 이게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 심지어는 비불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법하라고 하는 지혜인 거죠. 그래서 땅설법 그 자체를 배워서 땅설법을 전승하는 것도 소중하겠지만 이 지혜를 빌려서 우리가 지금 현재 사찰의 스님께서 많이 포교도 하시고 설법도 하실 텐데 과연 눈높이를 얼마큼 낮추었는가, 모인 대중들의 수준에 맞추었는가 이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1차적으로는 그런 보편적인 가치를 우리가 생각할 수가 있겠고요. 그 다음에 땅설법이 다양하게 포교가 되는 가운데 또 가치가 밝혀지는 가운데 이것이 문화재로도 지정이 되고 또 저는 이거 분명히 국가를 뛰어넘어서 중국에도 일본에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유네스코등재도 가능해요. 이것은 제가 봤을 때. 누군데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느냐 하는데 제가 지난번 작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탈춤의 등재신청서를 쓴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이 쪽 분야의 전문가인데, 이것은 분명히 유네스코도 가능성이 있다 저는 생각하고 있어서 이렇게 등재가 되면 그 때서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해요. 문화재로 지정이 됐더니 뭐 이런 게 있었어.

 

김봉래 : 그러면 뭐 좋은 일이죠.

 

김형근 : 그렇게 하다 보면 또 불교에 대한 관심이 생기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문화재로 지정을 하고 또 전 세계적으로 활동을 하다 보면 그 본질인 불교에 대한 관심에도, 포교에도 분명 이 땅설법이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러지 않아도 좀 여쭤보고 싶었던 것이 문화포교의 가능성이거든요. 지금 굉장히 불교가 어렵다 어렵다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땅설법의 어떤 요소들을 잘 조합하면 21세기에 맞는 그런 새로운 문화포교의 한 전형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아서요. 좀 가능할까요.

 

김형근 : 제가 문화포교에 대한 관심이 사실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비불자입니다. 불교 신자가 아닌데 제가 이 불교방송에 처음 나 출연했던 때가 2003년, 2004년 이 때일 거예요.

 

김봉래 : 아. 20년 전이군요.

 

김형근 : 김상현 교수가 진행했던 ‘무명을 밝히고’라고 하는 프로그램인데, 제가 비불자임에도 나올 수 있었던 게 그 때 제가 불교 관련 음반을 냈어요. 그런데 그 음반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음반이 뭐냐하면 ‘산사에서의 고요한 명상’이라고 하는 음반이었어요. 그래서 전국 사찰에 계곡 물소리가 유명하다는 절이 있으면 거기 가고, 솔잎의 바람 소리가 유명하다는 절이 있다면 거기에 가고, 그러나 제가 가장 감명 깊고 비불자로서 감명 깊게 접했던 것은 해인사 송광사 대중스님들이 모여서 했던 예불 소리였어요. 그 소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그레고리안 찬트, 카톨릭 수사들이 부른, 저는 그것보다 더 아름답다고 느꼈거든요. 이것이면 정말 이건 종교를 뛰어넘어서 천상의 소리로 이렇게 외국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이다. 이것 가지고도 얼마든지 접촉할 수 있다. 그러니까 불자가 아닌 비불자는 교리로 승부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에요. 처음부터 교리를 설명하면 다 귀 닫고 도망가죠. 그러니까 가장 감각적이고 임팩트 있게 다가가는 것이 바로 이런 문화 코드로 다가가는 것이거든요. 그랬을 때 비불자들이 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국장님께서 말씀하셨지만 문화포교의 중요성은 바로 비불자 대상의 포교 방식으로서는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땅설법을 위시한 이런 문화포교의 방식들을 우리가 불교계에서 많이 활용하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포교를 할 때는 포교의 대상이 비불자이지 않습니까. 그러려면 그들과 눈높이 해야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이 포교 방식의 전략을 짜는 것은 사실은 비불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불교계 아닌 사람들을 많이 포섭해야 돼요. 그래서 그 사람들을 사업 전략을 짤 때 포섭을 해서 그 분들의 지혜를 빌리는 작업이 필요해요. 그런데 교계, 불교뿐만 아니라 교계들은 교계 사람들로만 이렇게 전략팀을 꾸리거든요.

 

김봉래 : 그것이 제가 아주 싫어하는 거예요.

 

김형근 : 그래서 좀 그렇게 전략팀을 꾸리고 할 때는 불자가 아닌 분들의 지혜들도 함께 활용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김봉래 : 저희 불교방송이 올해 개국한 지가 33주년이 지났는데 이게 불자들만 듣는 방송이 돼서는 안 되죠. 더군다나 언론사이기 때문에 전 국민이 들을 수 있는 방송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는데요. 이 땅설법이라는 게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쨌든 많이 이렇게 소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김형근 : 땅설법이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사실은 대중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매체이지 않습니까. 요즘은 대중매체가 다변화되어 있듯이 고전적으로 방송이 가장 중심이 될 테고요. 그런데 불교방송 자체만으로는 파급력이 적기 때문에 다른 방송사에서도 이렇게 전파가 돼야 되는데 한국사회가 참 포용력이 사실은 많이 부족하죠. 그래서 종교계가 들어가 보면 일단 문턱이 높아져요. 그런데 반대로 도리어 생각해 보면 무형유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불교만의 문화라고 생각하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데 많은 쟁점이 걸립니다. 그래서 우리 불교에서 많은 문화유산,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지정이 안 되어 있어요. 그 이유는 뭐냐 하면 설득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요. 이게 불교를 넘어서 비불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가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이것을 같이 보호해줄 가치가 무엇인가를 설득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적다는 거죠. 그래서 점차 불교의 가치가 왜 일반 사람들에게도 보편적으로 통용돼야 할까, 이걸 적극적으로 밝히는 일이 우리 교계의 과제가 아닐까 저는 생각해 봅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교수님. 그렇다고 한다면 이 땅설법이 불교계로서도 그렇고 또 우리 국가 차원으로도 그렇고 굉장히 중요한 분야가 되는데, 지금 이 부분이 어떻게 잘 전승이 돼야 될지요.

 

김형근 : 땅설법은 아까도 처음부터 말씀드렸지만 무형유산이에요. 우리의 소중한 무형유산입니다. 불교계의 무형유산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무형유산입니다. 그 이유는 뭐냐면 이 땅설법 안에는 다양한 민속 예능·예술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불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땅설법을 연구하는 이유가 바로 그러한 부분인 거죠. 그래서 불교계적으로도 관심이 있지만 이것이 유지되면 우리가 민속 예술을 창의성을 발휘해서 오늘날의 좋은 전통 예술 공연도 만들 수가 있겠고요, 이것을 활용하면 교계에서는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 포교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요. 또 땅설법은 전 세계적으로 연대가 가능한 주제이기 때문에 동아시아 불교 협력, 더 나아가 유럽까지 진출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되면 상당히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이겠습니다. 요즘 무형유산 쪽에서 관심 갖고 있는 게 살아있는 문화유산이거든요. 살아 있다고 하는 것은 지금 현재 사람들이 이것을 찾는 거예요. 그렇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무형유산의 전승이거든요. 그래서 살아 있게끔 만드는 활동을 우리가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전 세계적으로 같이 연대가 가능하다 이런 말씀까지 주셨는데, 앞으로 우리 김형근 교수님 원력, 계획 듣는 것으로 오늘 인터뷰를 마쳐야 될 것 같습니다.

 

김형근 : 저는 땅설법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땅설법이 계속 전승되었으면 좋겠고요, 제가 아직 보지 못했고 기록하지 못했던 땅설법 전편이 다 기록화 될 수 있고 연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땅설법이 많이 전승이 되어야 되겠죠. 그런 전승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불자님들의 어떤 후원들이 필요하겠고요. 우리 불교방송에서는 이 가치들을 계속해서 끊임없이 지금까지도 도와주셨듯이 앞으로 널리 알려주시는 데 일조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봉래 : 김형근 교수님 오늘 멀리서 와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김형근 : 네 감사합니다.

 

김봉래 : 여러분 김영근 교수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저는 그 말씀 중에서도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하는 말 되새깁니다. 살아있는 문화유산을 가꾸고 또 전승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들고, 옛것을 전승하는 일은 물론이고 또한 새롭게 그것을 활용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나가는 일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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