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쓰레기를 주으며 사는 인간들과 인공형 로봇의 휴머니즘을 다룬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의 한 장면.
우주에서 쓰레기를 주으며 사는 인간들과 인공형 로봇의 휴머니즘을 다룬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의 한 장면.

인공지능 ‘AI’에 대한 우리사회의 관심이 폭발적입니다.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가 바둑으로 이세돌 9단을 이긴지 겨우 7년만입니다. 당시만해도 AI가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게 충격적이었지만, 이제 AI 여파는 충격을 넘어 버젓이 인류의 일상까지 스며들고 있습니다. 특히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기업체와 행정기관에서 도입되면서, 이젠 웬만한 기관이면 ‘챗봇’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챗GPT를 이용한 학업 과제물 해결은 이제 관계 당국의 지침이 나올 정도가 됐고, 기업체의 신입사원 면접이나 CEO 인사말, 정부의 행정 업무 지원 서비스, 언론사의 기사 작성까지 다방면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밤을 세워 읽고 또 읽었던 SF공상과학소설의 장면들이 하나 둘 겹쳐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한 컨설팅업체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세계 경제에 연간 최대 4조4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천625조원의 가치를 창출할 거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AI생성 가짜뉴스를 알리는 토론토대 싱크탱크 연구원 존 스콧-레일턴의 트위터.
AI생성 가짜뉴스를 알리는 토론토대 싱크탱크 연구원 존 스콧-레일턴의 트위터.

물론 부작용과 우려도 큽니다. 이미 AI는 “미 국방부 청사 폭발”이라는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됐고, 복제된 인간의 목소리는 '보이스 피싱' 같은 범죄에 악용될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직업 대부분이 곧 사라질 거라는 이야기는 점점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기업에서 AI가 인간의 업무를 맡게 되면서 지난달 무려 4천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AI가 세계적인 사진전에서 우승하는가하면, 그림이나 만화, 작곡 실력은 이미 인간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AI 개발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AI 초기 개발자들은 물론이고 내로라하는 과학자들과 기업 CEO들은 디지털 초지능이 가져올 재앙적인 결과를 예측하며, AI 규제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얼마 전 ‘AI 윤리에 대한 첫 국가표준’을 제정했고, 국정원도 이달 내에 생성형 AI 기술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를 예방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글까요. AI 개발이 가져다줄 장및빛 미래가 자명한데 민간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쉽게 멈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AI 개발이 지구 역사에 중대한 변화이고 그런 변화가 역사의 순리라고 한다면 이제는 어떻게 대응할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늘 새로운 기술에 직면해왔고 그로인한 ‘인간 소외’를 막기 위해 제대로된 기술 활용과 부작용의 최소화 노력은 뒤따라왔기 때문입니다.

더 늦기 전에 AI에 대한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곧 닥쳐올 거대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것이 인간의 역량개발이든 AI 규제이든 공동의 약속이든 만들고 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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