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낄끼빠빠"

모임이나 대화에 눈치껏 끼어들거나 빠지라는 축약 신조어입니다.

'낄끼빠빠'를 잘해야 사회 생활이나 인간 관계가 순조로이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못할 경우에는 핀잔이나 따가운 눈총, 나아가 따돌림을 받기가 쉽습니다.

이런 '낄끼빠빠러'에 총대 메고 나서 지적질하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인데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 대변인이 '천안함 자폭설'에 해명을 요구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부하를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나. 원래 함장은 배에서 내리는 게 아니지 않느냐"

전면 쇄신을 다짐했던 민주당이  혁신기구 수장으로 야심차게 선보인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향한 최원일 전 함장의 독설이 너무 거슬렸나 봅니다.

정치권의 치열한 공방 속에 불쑥 끼어든 한마디가 민주당의 폐부를 찌른 것 같아 당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권 대변인이 깊이 생각지 않고 내놓은 답변이라 해도 경솔한 언행이었습니다.

'팩트체크' 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최 전 함장은 천안함 피격 당시 부하들 도움으로 함장실을 빠져나와 승조원 이함을 지시한 뒤 마지막으로 배를 떠났습니다.

권 대변인은 승객들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한 뒤 선원들과 함께 탈출해 살아남은 세월호 선장과 헷갈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설령 최 전 함장이 경계에 실패한 '패장'의 멍에를 썼더라도 죽음으로 갚아야 할 정도의 책임은 아니리라 싶습니다.

그렇다면 패전이 확실시된 일제가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미카제' 정신을 떠올려서 한 말도 아닐 것으로 믿습니다.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정리해 전달하는 역할이지만 모든 정치적 상황을 일일이 파악하고 답하기란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던지는 말 한마디가 불러오는 파장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 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낄 땐 끼고 빠질 땐 빠지는 혜안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입니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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