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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황농문 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방송 : 2023년 3월 19일(일요일) 저녁 6시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의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내 작은 머리로는 알 수 없는 복잡다단한 세상사 앞에서 한없이 작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야기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좀 더 곰곰이 살피다 보면 실마리가 보이는 때가 있는데요, 문제 자체에 집중하는 집중력에서 터져 나오는 직관 덕분입니다. 요즘 집중과 관찰의 토대를 두는 여러 가지 명상법들이 각광받고 있는데요,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몰입의 대가로 불리면서 우리 사회의 몰입 열풍을 불러온 분이시죠. 황농문 전 서울대 교수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앞서 소개해 드린 대로 BBS 불교방송 스튜디오에 황농문 전 서울대 교수님 나와 계십니다. 황농문 교수님 안녕하세요.

 

황농문 : 네 안녕하세요.

 

김봉래 : 네 반갑습니다. 우리 교수님은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을 하셨으니까 기본적으로 공학도이신데요, 명상과 관련한 연구로 <몰입>이라는 책을 내셨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거의 몰입의 대가다 이렇게 불릴 정도로 몰입에 대한 연구 또 지도를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먼저 요즘 근황이 어떠신지 인사 말씀 겸해서 주시기 바랍니다.

 

황농문 : 제가 지난 2월에 정년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는 몰입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몰입을 알리고 싶었는데 이제 그런 기회가 온 거예요. 제가 몰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몰입 아카데미를 시작했습니다.

 

김봉래 : 몰입 아카데미요.

 

황농문 : 그래서 몰입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몰입을 알리는 데 올인하려고 하고요, 몰입 관련한 강연과 인터뷰는 몰입 아카데미에서 계속 할 수 있고요. 창조적 기업 경영과 폭발적인 학습 효과를 위한 몰입적 사고 방법을 지도하고 이를 다양한 연구개발 분야에 적용하도록 자문을 할 겁니다. 그리고 산업체의 고질적인 난제 해결을 위한 몰입 컨설팅도 할 예정이고요. 창의적 사고를 위한 몰입적 사고를 자문하려고 합니다.

 

김봉래 : 외부 활동도 많으시겠습니다.

 

황농문 : 네네.

 

김봉래 :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까요, 바로 창조적 기업 경영과 폭발적인 학습 효과를 위한 몰입적 사고 방법을 지도하고 또 다양한 연구 분야에 적용하도록 자문하고 있다 그런 얘기도 하고요, 어쨌든 몰입 연구와 사례 이런 것들을 계속 진행한다 이런 얘기인데 우선은 예전에 제가 읽었던 <몰입>이라는 책에 대해서부터 말씀을 나눠야 될 것 같습니다. 그 책이 2008년도에 대한민국 경영인이 읽은 최고의 경제 경영서 톱5에 들어가고, 대한민국 서점 선정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고요. 합본집이 100세를 넘겼다 그런 얘기가 있던데요.

 

황농문 : 첫 번째 책이 100쇄를 넘겨서요 그 기념으로 합본판이 나왔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러니까 <몰입> 첫 번째 책과 두 번째 책이 나중에 합본집으로 나온 거군요. 그러면 첫 번째 책 <몰입>하고 두 번째 책 <몰입>이 어떤 차이점이 있는 거죠.

 

황농문 : 첫 번째 책은 주로 제 몰입에 대한 경험을 소개했어요. 그래서 몰입에 대한 저의 생각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저의 몰입 경험을 자세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연구를 하는 사람이어서 기본적으로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항상 달고 삽니다. 제가 어떤 것을 경험하건 어떤 실험 결과를 얻건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는데요. 그러니까 당연히 왜 몰입 상태에서는 이렇게 특별한 일이 일어나는가, 왜 몰입 상태에서는 평소에는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 그런 창의적이고 기적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지는가, 또 왜 몰입 상태에서는 기분이 좋은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서 몰입 상태를 이해하려면 뇌과학 지식이 필요해요. 그래서 뇌과학 관련 서적을 읽고 나름 몰입 상태를 이해를 했어요. 그래서 몰입 두 번째 이야기는 제가 몰입에 대해서 이해한 겁니다. 몰입의 원리. 그래서 몰입 상태에 뇌과학적인 이해와 몰입 상태의 의미 그리고 활용, 특히 또 몰입과 영성 활동과의 유사성도 다뤘습니다. 그게 몰입 두 번째 이야기 내용이고요. 걸어가면서도 운전을 하면서도 식사를 하면서도 말 그대로 실천을 했어요.

 

김봉래 : 부딪히는 거죠.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황농문 : 정면 승부. 아무 진전이 없더라도 그리고 며칠이 지나니까 내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으로만 채워지는 거예요.

 

김봉래 : 가득 차죠. 어떻게 보면 불교의 화두 일념과 비슷해요.

 

황농문 : 네. 그래서 그 상태가 되면, 그 상태를 제가 몰입 상태라고 얘기를 하면요, 의식 속에 다른 잡념이 하나도 없이 딱 그 생각을 하면 흘러가요. 그런데 그 상태의 특징이 일단 내 아이디어가 평소에 떠오르지 않는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가 굉장히 수시로 떠올라요.

 

김봉래 : 이런 저런.

 

황농문 : 제 머리가 슈퍼맨이 된 것 같은 거예요. 그리고 그 상태가 괴로운 게 아니라 명백하게 기분이 좋아요. 명백하게. 그래서 그런 것을 제가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저는 사람의 뇌는 이렇게 활용하는 거구나. 그래서 인위적인 노력으로 슈퍼맨이 된 뇌를 만들 수가 있는 거죠. 그것을 알아서 제가 그러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어떤 문제도 풀 수 있겠다. 어떤 난제도. 그래서 재료 분야에 수십 년간 해결이 안 된 그런 난제들에 도전을 했는데 그런 상태에서 2, 3개월만에 다 해결이 돼요. 50년, 60년, 70년 해결 안 되는 난제들이. 그래서 제가 이런 경험은 너무나 중요해서 이것은 혼자만 알아서는 안 되겠다 해서 책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김봉래 : 그렇게 실제로 몰입한 체험한 결과가 매우 창의적인 그런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그런 얘기고 관련해서 <공부하는 힘>이라는 그런 책도 내시고, 뭐든지 이렇게 도전할 수 있는 그런 어떤 힘이 생긴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던 것 같아요.

 

황농문 : 제가 몰입을 일반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다가 간략하게 하나의 법칙으로 요약을 했어요. ‘50시간 몰입의 법칙’이라고 제가 부르는데요, 사람들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생각을 별로 안 해요. 특히 연속적으로 잘 안 하죠. 그런데 저는 이것을 연속적으로 해봤잖아요. 1초도 쉬지 않고. 그야말로 간화선을 하는 스님처럼. 그래서 하루 24시간 우리가 7시간 잠을 잔다고 그러면 남는 시간이 17시간이잖아요. 그 시간을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3일 연속하면 51시간이 돼요. 그래서 제가 몰입 50시간의 법칙이라고 한 건데요, 일단 50시간 연속해서 생각하면 두뇌 가동률이 100%가 된다. 딱 의식이 그 문제와 나만 생각하는 상태가 되는데, 그 상태가 되면 그 사람을 기준으로 그 문제에 관한 영재의 뇌를 갖게 된다는 겁니다. 그 상태가 되면. 그런데 저는 그 상태가 된다고 해서 저희 분야의 난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 상태가 되면 이 분야에서 내가 제일 앞서 있다는 걸 알아요. 굉장히 놀라운 깨달음들이 얻어져서 이것을 고민하는 사람보다 내가 제일 앞서 있다. 전 세계에서 내가 제일 앞서 있다라는 걸 아는데,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풀리는 건 아니에요. 그런 상태에서 몇 개월을 보내야 돼요. 1개월, 2개월, 3개월. 그래서 그런 몰입도 100%인 상태를 몇 개월 지속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김봉래 : 업그레이드.

 

황농문 :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을 기준으로 그 문제에 관해서는 천재의 뇌가 됩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믿기 어려울 거예요. 근데 제가 말한 것을 경험하면 저는 제 말에 공감을 하고 동의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위대한 업적을 제가 몰입을 한 다음에 나 같은 사람도 이런 난제를 몰입하니까 해결을 하는 거예요. 그것도 여러 개를 해결한 거예요. 그래서 나 같은 사람도 몰입하니까 이렇게 되는데 그럼 옛날에 위대한 업적을 한 사람도 혹시 몰입한 게 아니야? 라는 이런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문헌을 다 조사를 해봤는데 저도 깜짝 놀랐어요. 예외가 없어요. 예를 들어서 뉴턴이 만유인력을 어떻게 발견했냐고 물으니까 내내 그 생각만 했으니까 그래요. 뉴턴이 뭐라고 그러냐면 당신들도 나만큼 열심히 생각한다면 비슷한 결과를 얻을 거다. 이렇게 늘 그 생각만 한 거예요. 아인슈타인은 나는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리고 350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앤드로 와일즈도 7년 동안 다락방에 칩거를 하면서 몰입을 했어요. 그래서 한결같이 몰입을 했어요.

 

김봉래 : 그래서 교수님도 결국은 몰입을 경험하기 이전과 이후로 인생이 그냥 확 달라졌다 이 이야기군요.

 

황농문 : 네 그러니까 제가 인위적인 노력으로 두뇌를 풀가동하는 법을 알게 된 거죠. 물론 그 방법은 간화선 방법하고 거의 비슷하다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그 상태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가치관이 바뀌어요. 그러니까 예전에 제가 추구하는 행복 추구는 물질적인 추구죠. 주로. 그런 것은 부질없는 거다 그렇게 해서 행복이 정복되지 않는다라는 걸 알게 돼요. 오히려 내가 할 일에 몰입을 해서 거기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내가 가장 많은 행복을 얻게 되고 그런 커다란 성취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삶에서 중요한 세 가지가 있어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그 다음에 그게 해결되면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하고 또 그게 해결이 되면 자아실현을 추구합니다.

 

김봉래 : 최고가 자아실현이죠. 보통.

 

황농문 : 그런데 저는 이런 방식, 저도 이런 방식으로 살아갔던 것 같아요. 먼저 경제적인 문제 해결하고 행복 추구하고 그랬는데, 이런 삶을 살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경제적인 문제를 추구하다가 사람의 인생이 끝날 수도 있고 자아실현을 추구하기 전에 인생이 끝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몰입은 보니까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이더라고요.

 

김봉래 : 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황농문 : 왜냐하면 몰입을 하면 그 분야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계속 얻으니까 경쟁력을 갖게 돼요. 그러니까 경제적인 문제는 자연하게 해결이 되고 또 그 상태가 행복하잖아요. 그리고 그 믿기 어려운 결과들이 몰입해서 이제 계속 깨달음이 얻어지면 그것이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 쌓이면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이 돼요. 그러면 거의 믿기지가 않아요. 이게 내가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자아실현 그런 것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거죠.

 

김봉래 : 아 그렇군요. 그런데 교수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몰입이라고 하는 것이 다른 말로 하면 집중이라는 말로도 대체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불교에서의 삼매와 굉장히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혹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황농문 : 제가 말하는 몰입과 삼매에는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는데요, 일단 어떤 문제를 계속 연속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은 비슷한 것 같아요. 간화선에서는 화두를 계속 생각하는 거고 저는 연구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를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특히 제가 몰입했던 문제는 재료 분야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난제들이었어요.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를 사람들이 이해를 못했기 때문에 ‘왜’라는 문제로 집중이 되는 문제들, 굉장히 퍼즐링한 현상이었어요. 이해하기 어려운 그러니까 그런 문제를 계속 생각하면 의심을 불러일으켜요. 그러니까 화두가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되게 유사하죠.

 

김봉래 : 아. 그렇군요.

 

황농문 : 그리고 또 간화선에서는 동정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를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런데 마찬가지로 저도 앉으나 서나 그 문제만 생각을 하고요, 꿈속에서도 그게 나타나요. 그런데 제가 꿈속에서 그 문제가 나타날 때는 몰입도의 한 50~60%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 같아요. 계속 더 생각을 하면 꿈을 안 꿔요. 꿈을 안 꾸고 제가 그 몰입 상태가 숙면일여에 가깝다는 생각을 제가 하는데요, 왜냐하면 제가 몰입 그 상태를 계속 반복해서 하다 보니까 내가 지금 몰입 상태에 들어갔나 안 들어갔나 그것이 구별이 어려울 때가 있어요. 몰입도 한 80~90%, 90% 95% 정도 되면 이게 그 상태가 됐나 안 됐나 제가 궁금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제가 구별을 하냐면 제가 그 문제를 생각하다가 잠이 들죠. 그것은 누구나 가능한 거예요. 그 다음에 잠이 들어요. 그런데 잠에서 깨죠. 깼을 때 이 문제를 생각해야지 하면 안 들어간 거예요. 그건 아직 안 들어간 거예요.

 

김봉래 : 아. 저절로 그냥 떠올라야 됩니까.

 

황농문 : 그러니까 딱 깼을 때 이미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어야 돼요.

 

김봉래 : 그러면 몰입이 100%로.

 

황농문 : 그러면 제가 들어갔구나 그렇게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깰 때 그 문제랑 같이 깨야 해요. 그러니까 저는 그것을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고, 제가 기억하는 것은 잠든 상태는 몰라요. 모르는데, 깰 때 그 생각이랑 같이 깼어요. 그러면 제 느낌은 밤새 내내 생각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 상태가 왜 특별하냐면 이 상태가 돼서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은 경우는 제 기억으로는 한 번도 없어요. 굉장히 놀라워요. 제가 매번 몰입에서 빠져나왔다가 일반 생활을 하면 몰입도가 0%가 돼요. 그러다가 다시 몰입도에 들어간다고 그러면 한 2주를 비워놔요. 2주를 모든 약속을 다 비워놔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내가 외국 출장 간 것으로 알고 있는 거예요. 어떤 약속도 안 갑니다. 그것만 생각을 하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지루하죠. 잡념이 들어오고, 이틀 그러면 어떤 생각이 드냐면 내가 지금 피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고 아무 진전도 없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운이 좋아서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이번에 또 그럴까 이런 걱정이 항상 드는 거예요. 내가 피 같은 시간을 노력을 하고 있는데.

 

김봉래 :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떡하나.

 

황농문 : 또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가 나올까. 근데 영락없는 거예요. 숙면일여만 되면 그 상태만 되면 영락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 상태에서 왜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는지도 뇌과학을 통해서 제 나름대로 책에 소개를 했는데요. 이제 간화선에서는 그런 깨달음이 얻어진다고 표현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점에서도 또 유사한 것 같습니다.

 

김봉래 : 네 알겠습니다.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몰입의 대가로 불리시는 분이시죠. 황농문 전 서울대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네. 교수님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요, 교수님께서 화두로 가지고 계신 몰입이라고 하는 과제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화두와 일맥상통하는 그런 면도 있는데, 교수님께서 몰입은 자아실현의 충분조건이다 이렇게까지 말씀하신 부분도 제가 읽었는데, 결국은 자아실현 그러면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어떤 성불 내지는 깨달음의 완성 이런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보면 혹시 교수님께서 불교에 대한 관심도 같이 커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황농문 : 제가 몰입 이야기를 하니까 주변에서 하는 얘기가 불교의 간화선과 비슷하다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삼매 상태랑 비슷하다고. 그래서 저도 그 상태에 대해서 비슷하다면 너무나 그 상태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간화선이라는 책을 구매해서 다 읽었습니다. 여러 내용들을.

 

김봉래 : 종단에서도 간화선이라는 책을 냈었는데 교수님께서 볼 때 그러한 불교의 어떤 매력 이런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황농문 : 네 그러니까 저는 그러니까 불교를 잘 몰랐었지만 제가 몰입을 하면서 불교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종교인들은 굉장히 금욕적인 분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 모든 낙을 다 버리고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저는 처음에. 그런데 몰입을 경험하고 나서는 그 분들이 가장 행복하게 사는 거다라는 걸 제가 알게 됐어요. 이제 그것을 이해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제가 몰입을 직접 경험하면서 몰입 상태가 삶의 궁극의 상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루하루가 너무나 생동감이 넘치고 너무나 삶다운 삶이에요. 그래서 그 때 제가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이제까지 헛살았다. 하루를 살더라도 이렇게 살다 죽어야 한다. 예전의 삶은 이게 삶을 산 게 아니라, 죽지 못해 사는 삶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바로 불교에서도 간화선을 통해 이러한 삼매 상태를 경험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 삶에서 발견한 최고의 삶이 바로 불교 스님들은 늘 하는 것이다. 그것을 이제 알게 된 거죠.

 

김봉래 : 공자님도 뭐 ‘조문도석사가의’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몰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느냐. 교수님께서는 이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누구나 어느 정도의 몰입이 되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온다. 이건 공식처럼 돼 있는 것으로 돼 있는데, 얼마 전에는 광주의 한 불교종립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황농문 : 저는 이런 몰입, 간화선에서 하는 이런 그래서 몰입도를 올리는 행위거든요. 제가 볼 때 간화선은. 이것은 학습에 적용할 수가 있어요. 그러면 학생들이 굉장히 행복한 상태에서 공부를 할 수가 있습니다.

 

김봉래 : 행복한 상태에서 공부. 학부모들이 들으면 제일 반가운 말이겠습니다.

 

황농문 : 그래서 몰입도를 올리면 그러니까 학습 효율이 올라가고 공부하는 게 재미가 있어요. 그래서 스트레스 속에서 입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행복하게 입시 공부를 할 수가 있죠.

 

김봉래 : 최고죠. 최고.

 

황농문 : 그래서 저는 제가 쓴 <슬로싱킹>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수험 공부에 몰입을 적용해서 행복하게 공부하면서 성공한 사례가 여러 개 소개가 돼 있어요. 이게 잘 워크하더라고요. 그 다음에 또 제가 강조한 게 학생들이 예를 들어서 수학 공부를 할 때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잖아요. 그러면 그것을 해답이나 해설을 보고 한단 말이죠. 그런데 저는 풀리지 않으면 해답이나 해설에 의존하지 말고 명상하듯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완된 상태에서 천천히 느긋하게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간화선을 하는 효과가 있는 거예요. 그 풀리지 않는 문제가 화두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참선을 하듯이 느긋하게 생각을 하면 그러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그 문제를 해결합니다. 저는 이런 방식의 학습을 몰입 학습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김봉래 : 몰입 학습이요.

 

황농문 : 네. 간화선식 학습이라고 해도 되겠죠.

 

김봉래 : 저도 사실은 고등학교 시절에 보면 그렇게 하고 싶은데 그럴 여유가 없는 거예요. 또 빨리 다른 문제도 풀고 다른 문제도 풀어야 된다는 생각에. 조급하다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그런 기회를 못 가졌던 거예요.

 

황농문 : 간화선을 하는 스님들이 화두를 생각할 때 조급하게 안 하시잖아요. 조급하게 하다 보면 상기라는 부작용이 생기잖아요. 그러니까 마찬가지로 이완된 상태에서 조급해하지 말고 이 문제 하나, 평생 이 문제 하나 생각하겠다 이런 기분이 좋아요. 근데 의외로 빨리 답이 나와요.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학습을 하면 수학 실력이 가파르게 올라가고요, 집중력이 발달하고 창의성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발달합니다.

 

김봉래 : 선생님 책을 보니까요. 같은 수학 문제를 줄 때 어느 정도의 난이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떤 문제는 한 10분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문제가 있지만 어떤 것은 몇 시간을 생각해 보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얘기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황농문 : 그러니까 이제 초보자들 그러니까 생각을 전혀 안 한 사람들은 몇 시간을 연속해서 생각하기가 어려워요. 간화선도 아마 처음하는 분들은 며칠은 커녕 몇 시간도 힘들 거예요.

 

김봉래 : 그렇죠. 자꾸 딴 생각이 들어오죠. 

 

황농문 : 그래서 저는 생각에 초보자들은 10~20분 만에 풀리는 문제를 주는 게 좋다라는 거죠. 10~20분 만에 답이 나오는 화두인 거죠. 그렇게 보시면 돼요 

 

김봉래 : 그것을 풀었을 때는 기분이 좋으니까.

 

황농문 : 도파민이 나와서 기분이 좋아요.

 

김봉래 : 다른 문제에 도전할 만한 그런 자신감도 생기고. 

 

황농문 : 성공 경험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처음서부터 산을 한 번도 안 타본 사람이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갈 수가 없어요. 그런데 산을 한 번도 안 타본 아이는 동네에 한 50m 높이의 산을 가보는 거죠. 올라갈 때는 힘들고 땀이 나고 하지만 정상에 올라가서 쾌감을 느끼잖아요. 그래서 그걸 자꾸 하면은 100m 되는 산 올라갈 수 있고 200m, 300m 이렇게 점진적으로 하면 다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수학 문제도 10~20분 만에 풀리는 문제를 자꾸 하면 결국은 처음에는 막막해도 편안하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는 걸 경험하죠. 그러다가 한 30분 만에 안 풀리는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러다가 계속 하면 또 풀리는 거예요.  또 어떤 문제는 한 시간이 걸려도 안 풀리는 거예요. 그러다가 두 시간 만에 풀리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점진적으로 올라갈 수가 있어요. 

 

김봉래 : 교수님도 그런 많은 임상 경험이 있으신 거죠.

 

황농문 : 네 저 자신도 그렇게 공부를 했고요.

 

김봉래 : 교수님도요.

 

황농문 : 그렇게 공부한 거가 연구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돼요. 그렇게 하는 거는 연구나 똑같아요. 똑같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러니까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그렇게 발달이 되더라고요. 도전 정신, 계속 성공 경험을 하면서 성장을 하더라고요.

 

김봉래 : 이번에 광주에서 학생들에게도 반응이 매우 좋았겠습니다.

 

황농문 : 저를 초청해 주신 분이 영광의 불갑사 주지이신 만당스님이십니다.

 

김봉래 : 만당스님이요. 종회의원이시고.

 

황농문 : 네. 만당스님이 제가 쓴 <공부하는 힘>을 거의 1천 권을 구매하셔서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나눠주셨어요. 그래서 강연 끝나고 많은 학생들이 사인 해달라고 줄을 섰더라고요. 많은 학생들이 강연 내용에 공감하는 것으로 저는 느꼈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그런데 사실 이런 집중, 몰입을 기본으로 하는 이런 명상이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황농문 : 네네. 저는 명상이라는 단어 대신 ‘슬로싱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요.

 

김봉래 : 슬로우 싱킹이요.

 

황농문 : 이런 거예요. 그럼 명상하고 슬로싱킹을 어떻게 구별할 거냐. 어떤 수학 문제가 있어요.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 그럼 명상은 그것에만 집중하는 거예요. 그런데 슬로싱킹은 집중을 하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답을 이렇게 풀면 되겠다라는 걸 찾아내는 거예요. 두 가지를 포함해요. 집중에다가 활발한 문제 해결 활동이 있는 거예요. 모드는 명상 모드예요. 몸은 이완된 상태에서 쉬는 듯이 하는 겁니다. 쉬는 듯이 하되 시간이 지나면서 답을 구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활발한 문제 해결 활동이 포함이 된 겁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모드는 명상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명상의 일종인데, 그러니까 저는 간화선이 바로 그렇다고 생각해요. 간화선이 화두를 해결하려고 하잖아요. 화두의 답을 찾으려고 하잖아요. 그래서 명상하고 다르다.

 

김봉래 : 그런데 화두 명상이나 이런 데서는 사유를 가능한 배제하는 것으로 돼 있거든요.

 

황농문 : 그래도 그 답을 구하려고 하는 거죠.

 

김봉래 : 그렇죠. 이게 뭐지라는 것은 있죠. 의문.

 

황농문 : 이게 뭐지라는 얘기는 그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거든요.

 

김봉래 : 의문이 핵심이라고 하거든요.

 

황농문 : 그러면 저는 그게 이제 답을 구하거든요. 그러니까 간화선에서 깨달음이라는 걸 얻잖아요. 자기가 찾고자 하는 깨달음을 얻잖아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김봉래 : 그래서 교수님 책을 보니까 그래서 몰입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수동적 몰입, 능동적 몰입, 의도적 몰입.

 

황농문 : 이런 거예요. 수동적인 몰입은 우리가 아프리카에 갔다가 사자한테 쫓기면 몰입을 하겠죠.

 

김봉래 : 피해야 되니까, 살아야 되니까 다른 생각은 안 하죠. 오직 살아야지.

 

황농문 : 그게 수동적인 몰입이에요. 뭐 학생들이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는데 계속 공부에 몰입을 못하고 있다가 시험이 하루 전날이 되면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하면서 몰입이 되죠. 이런 게 수동적인 몰입이에요. 그러니까 위기감에 쫓겨서 하는 몰입, 회사에서 마감이 다가와서 하는 몰입, 이런 몰입이 어쩔 수 없이 수동적인 몰입이에요. 그런 몰입을 하면 괴롭죠. 괴로워요. 그런데 능동적인 몰입은 우리가 거기에 몰입이 되면 재밌다라는 걸 알고 하는 몰입이에요. 게임이 그런 거예요. 게임이 되면 내가 몰입이 돼서 재밌다는 것을 알고 게임을 하는 거죠. 스포츠 활동이 그래요. 내가 뭐 테니스나 골프나 하면 몰입이 돼서 재미가 있어 하고 자기가 능동적으로 하는 거예요. 의도적인 몰입은 뭐냐 하면 내가 해야 할 일이죠. 해야 할 공부예요. 몰입이 어려운 이유가 집중된 상태로 가는 건 어려워요. 집중된 상태, 그러니까 집중된 상태가 있고 흐트러진 상태가 있어요. 집중된 상태를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 이렇게 얘기를 해요. 흐트러진 상태가 엔트로피가 높은 상태. 그러면 자연법칙은 집중된 상태에서 흐트러지는 쪽으로 가요. 담배 연기가 퍼지잖아요. 모아지지 않잖아요. 그렇지만 엔트로피를 낮춘다는 것은 집중된 상태로 가는 것은 담배 연기가 모아지는 것 같은 상태가 되는 거예요.

 

김봉래 : 물줄기를 거꾸로 돌리는군요.

 

황농문 : 그런 것 같은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것을 장벽이라고 그래요. 쉽지 않다. 몰입에 장벽이 있다. 그 몰입에 장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내가 의도적인 노력으로 그 장벽을 넘는 거예요.

 

김봉래 : 그렇게 보면 수행인 거죠.

 

황농문 : 그러니까 수행이 되는 겁니다. 의도적으로 계속 그 문제를 생각하는 거예요. 의도적으로.

 

김봉래 : 의도적으로 그 문제를 생각한다.

 

황농문 : 그래서 생각하면 몰입도가 올라가서 그 장벽을 넘어서 내가 원하는 몰입 상태에 이르는 거죠. 그래서 저걸 의도적인 몰입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김봉래 : 그래요 그러한 어떤 몰입의 어떤 원리라든가 이런 부분들도 교수님께서 다 발견하시고 보급을 하시는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이야기하다 보니까 오늘은 시간이 좀 다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문제들은 다음 시간에 한 번 더 모시고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황농문 : 네 고맙습니다.

 

김봉래 : 지금까지 황농문 전 서울대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김봉래 : 여러분 황농문 교수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누구나 몰입을 하면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 하는 말씀 주셨습니다. 누구나 수행을 하면 깨달을 수 있다는 불교 원리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수행은 곧 과학이다 하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주는 여기까지 하고요. 다음 주에 황농문 교수님 말씀 계속해서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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