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전국네트워크, 오늘은 울산입니다. 울산BBS 박상규 기자?  

[기자]네. 울산입니다. 

[앵커]오늘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세계문화유산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260여년 전 단청용 물감그릇이 발견됐다는 소식입니다. 

[앵커]수백년 전 물감그릇이 어떻게 이제서야 발견됐습니까? 

[기자]문화재청은 2013년부터 단청 기록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통도사 대광명전 단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5미터 높이의 후불벽 고주기둥 장식자재 위에 얹힌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이게 법당 밑에서는 보이지 않다보니,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겁니다.  
구본능 단청전문가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구본능/도화원 대표(단청전문가) - "보통 정상적인 경우에는 물감이 굉장히 고가의 안료이기 때문에 당시에도 소중히 다뤄서 다 남김없이 쓰거나 보관해서 다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경우, 저희도 종종 실수합니다. 공사를 하면서 정신없이 기계가설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깜박하고 올려놓은 상태로 잊어버리고 내려오기도 하는데, 그 당시에도 아마 그랬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이 물감그릇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물감그릇을 '채기'라고 하는데요. 
직경 15cm, 높이 7.5cm, 굽 직경 5.5cm 크기로, 전형적인 조선후기 막사발 형태를 지닌 백자분청사발입니다. 
그릇 자체만 보면, 통도사가 있는 경남 양산지역에서 조선후기에 유행한 도자기 유형입니다.

통도사 대광명전에서 발견된 260여년 전 단청용 채기. BBS. 

[앵커]채기 안에는 물감이 그대로 남아있다면서요? 

[기자]네. 그릇 안에는 딱딱하게 굳은 안료가 그대로 있었는데요. 
대광명전의 단청 안료성분과 똑같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색깔은 '살구색'으로, 단청에서 붉은색 부분의 가장 밝은 색을 나타내는데 쓰였습니다.   

[앵커]260여년 전 단청용 채기라고 했는데요. 정확한 기록이 있습니까?  

[기자]'통도사약지'와 '통도사지'에 따르면 대광명전은 통도사 창건당시부터 있던 전각입니다.  
하지만 화재로 소실된 이후 현재 전각은 1759년에 새로 조성됐습니다.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신용철/양산시립박물관장 - "1756년에 화재로 인해서 전소가 됩니다. 완전히 없어집니다. 2년에 걸쳐서 모연을 해서 1758년 거의 9개월에 걸쳐서 새로 짓게 됩니다. 1759년 4월 초부터 6월 말까지 단청작업을 하게 됩니다. 단청기간이 딱 정해져있
습니다. 그러니까 채기가 올라간 시점은 1759년 4월에서 6월말 사이가 되는 거죠. " 

[앵커]이번 유물 발견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우리나라에서 단청용 채기가 발견된건 1974년 경주 월지에서 통일신라 시대 때 단청용 채기가 발견된 이후 이번이 2번째 사례인데요. 
특히, 그릇의 상태가 양호하고, 당시 단청에 사용된 안료가 그대로 남아있는 데다가, '1759년'이라는 절대연도가 확인되기 때문에, 당시 단청 안료와 조색방법은 물론이고, 도자사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화유산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입니다. 

[인서트]신용철/양산시립박물관장 - "통도사가 가진 많은 자산들 가운데 다른곳과 비교되는 통도사만의 가장 중요한 자산 중에 하나가 바로 다양한 채색자료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시대를 아우르는 단청이 남아 있는 사찰이 없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대광명전 같은 경우에는 어떤 한 건물이 지어져서 완성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볼 수 있는 통도사 내에서도 유일한 건물이라는 점, 그리고 불교의 전체적인 외연으로 볼때도 유일하다는 점.."

[기자]앞으로 단청 기록화사업 등이 계속될 예정이어서, 통도사의 숨겨진 문화유산이 추가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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