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이서중·고등학교 상임이사 혜문스님

방송 : 2022년 2월 27일(일요일) 저녁 6시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관계성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이런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좋지 않은 관계로 수많은 갈등이 양산되고 그로 인해서 사회 혼란이 야기된다고 하는 점일 것입니다. 서로서로 피해를 주고 피해를 입는 이 모든 것들은 자신과 세계의 참된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한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을 텐데요. 남의 목숨까지 빼앗거나 스스로 생명을 줘버리는 극단적인 일들도 원인은 비슷한 데서 비롯됐다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인식의 출발점을 제대로 잡는 일이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여러 번의 임사 체험을 통해서 웰다잉의 중요성을 깨닫고 죽음에 대한 통찰을 널리 전하면서 수행과 포교에 진력하고 계신 분입니다. 이서중고등학교 상임이사이신 혜문스님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BBS 뉴스와 사람들 시작합니다. 이 자리에 혜문스님 모셨습니다. 우리 혜문스님께서는 지금 대구 대관음사 우학스님을 은사로 출가를 하셔서 수행과 포교를 하고 계신데 청도에 있는 참좋은 이서중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하셨고 또 상임이사를 맡으셔서 현재 교육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계시죠. 그리고 또 최근에 또 책을 내셨습니다. <답은 내 안에 있었다>라는 책인데요. 뒤에 자세히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요즘 오미크론 확진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걱정인데 스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혜문스님 : 안 그래도 설 연휴 전에 확진자가 주변에 생겨서 자진해서 PCR 검사도 받고, 또 자진해서 일주일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음성이 나왔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그냥 일주일 자가격리했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우리 스님은 아주 이색적인 직책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학교법인 무일학원 참좋은 이서중고등학교에서 교장을 지내셨고, 지금은 상임이사로 계신 거죠. 학교 소개부터 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혜문스님 : 우리 청도에 있는 참좋은 이서중고등학교는 사실 이서고등국민학교로 개교를 했습니다. 1949년에. 그리고 정식 이서중학교는 1952년에 했고.

 

김봉래 : 꽤 오래됐네요.

 

혜문스님 : 네. 정식 이서고등학교는 1966년에 개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저희 은사 스님이신 우자 학자 이사장 스님이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것이 2011년 9월입니다.

 

김봉래 : 2011년에 이사장으로 취임하셨군요.

 

혜문스님 : 예. 그렇게 돼서 그 이후는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의 부속학교가 되었습니다. 중학생이 146명, 고등학교 학생이 397명, 학생 수가 약 550여 명 정도 됩니다. 대한민국 면 소재지에 있는 아주 공부 잘하는 학교로 소문나 있습니다. 이번에 2022년 졸업생이 130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 28%가 인서울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갔고. 또 졸업생 중에 약 41%가 국공립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서고등에서 70% 안에 들면 웬만하면 거의 다 좋은 대학 들어갑니다.

 

김봉래 : 아. 그렇군요. 그러면 굉장히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하게 됩니까.

 

혜문스님 : 저희들이 재단에서 학교에 지원하는 금액이 1년에 하여튼 이거 밝혀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다른 학교하고 너무 차이가 나서 저희들은 하여튼 제가 교장 시절에는 1년에 약 한 1억 2천만 원이 재단에서 학교로 투자가 되었습니다.

 

김봉래 : 아. 재단전입금이요.

 

혜문스님 : 학생들을 위한 복지시설이라든지 학생들한테 공부에 필요한 출장비라든지. 왜냐하면 시골에 있기 때문에 어디 갈 때마다 이렇게 버스, 관광버스가 필요합니다. 그걸 전부 다 우리 재단에서 다 대었습니다.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이 있으면 또 저희들이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에 연화장학회라고 있습니다. 그 장학회에서 돈이 나와서 넉넉하게 그냥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게 하여튼 주변에서 재단에서 많이 지금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예. 알겠습니다. 스님. 그러면 상임이사 소임은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혜문스님 : 교사와 학생들에게 부처님과 인연을 맺고 또 불교적 정서를 심어주면서 나중에 훗날 그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부처님의 법음을 사회에 조금이라도 묻어 나가게끔 하는 역할을 저는 개인적으로 더욱더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러면 법적으로 종립학교라고 봐야 되는 거죠.

 

혜문스님 : 예. 종립학교입니다.

 

김봉래 : 그러면 고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종교 과목에 불교를 이수하게 돼 있고,

 

혜문스님 : 교학이라고 있습니다. 정식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어쨌든 스님께서 교육 관련 일을 오랫동안 하시면서 어려움도 좀 있으실 것 같아요.

 

혜문스님 : 네. 처음에 초기에 제가 교장으로 취임했을 때 그 지역 주위에 타종교 세력이 굉장히 세력이 강했습니다. 아침에 등교를 하는데 타종교인들이 와서 전도하는 전단지도 돌리고 하여튼 분위기가 전부 좀 어려웠습니다.

 

김봉래 : 불교종립학교 앞에서 타종교인들이 와서 전단지를 돌리고.

 

혜문스님 : 네. 타종교인들이 와서 전단지를 돌리고 하여튼 그랬습니다.

 

김봉래 : 참. 애매한 모습입니다.

 

혜문스님 : 하여튼 초기에는 굉장히 힘이 들었는데 지금은 이제 우리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 우리 불교적 환경에 젖어들어서 특히 초파일, 부처님오신날 전교 학생들이 연등 만들기를 합니다. 만드는 그 연등을 교내 곳곳에 켜져 있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저는 감격스럽습니다. 하여튼 우리 학교 애들은 그 연등을 굉장히 창의적으로 만듭니다. 어류도 있고, 코끼리도 있고, 심지어는 자동차도 있고, 로케트도 있고. 하여튼 보면 그냥 연등 자체를 보는 순간 애들의 창의적인 어떤 발상도 보고 또 놀라지만 수많은 그 연등의 물결을 보면 마치 부처님께서 이렇게 이 빛을 발하시는 것처럼 그런 느낌을 받게 돼서 저는 굉장히 행복합니다.

 

김봉래 : 그러면 스님께서 이렇게 선생님이나 또는 교직원 또는 학생들하고 격의 없이 이렇게 소통도 많이 하시는 거죠.

 

혜문스님 : 그런데 제가 학생들한테는 격의 없이 막 대하는데 선생님들은 아무리 해도 제가 관리자니까 좀 조심스러운가 봅니다.

 

김봉래 : 스님의 어떤 교육관 내지는 인재상 이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혜문스님 : 저의 개인적인 교육관이나 인재상보다는요 무일학원 참좋은이서중고등학교의 교육관은 저의 은사 스님이시자 이사장님이신 우자 학자 스님의 교육 철학이 담겨져 있습니다. 첫째로 공부 잘하는 학교.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학교.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학교. 그런데 우리 이서중고등학교에는 코로나 전만 해도 유럽과 미국 등에서 온 교환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글로벌한 마인드를 그냥 우리도 나가고 외국인 아이들도 들어오고 그래서 같은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면소재지에 있으면서도 그냥 국제학교 같이 그렇게 운영을 했습니다.

 

김봉래 : 아. 학생들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합니까.

 

혜문스님 : 거의 한 80~90%는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하여튼 밥은 밥맛이 좋다고 신문에 나오고 TV에도 났습니다. 그리고 학교 교훈이 우리 계정혜(戒定慧) 삼학입니다. 교훈이 계정혜입니다. 계정혜라고, 한자로 딱 적고 그걸 풀이하기를 아름다운 행동. 맑은 마음, 지혜를 가진 인재상을 구현하는 것을 계정혜 삼학이라고 우리 무일학원 참좋은이서중고등학교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한국 최고의 리더들이 훗날 부처님의 법음을 세계와 대한민국 사회에 촉촉하게 젖게 해 줄 거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네. 그렇군요. 대한민국 최고의 리더가 될 젊은 동량들이 이서 중고등학교에서 크고 있다. 굉장히 저도 든든합니다. 그 얘기 들으니까. 자. 스님 최근에 책을 내셨잖아요. <답은 내 안에 있었다>는 그런 책인데 저도 좀 읽어봤습니다만 이 책은 그야말로 스님께서 그동안 수행 정진하시던 그런 과정들, 거기서 느꼈던 것, 깨달았던 것, 그리고 이렇게 주변분들에게 호소하는 당부하는 그런 가르침까지 두루 담겨 있는 것 같아요.

 

혜문스님 : 사실은 제가 2017년에 대구 시내 일반 병원에서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암 전문병원으로 입원해서 치료 중에 그 때 제가 문득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정리해서 사실 가족들한테 좀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저희 가족들은 거의 다 천주교인들입니다. 가족들 입장에서는 제가 이단자입니다. 그래서 마치 유언장 같은 의미로 또 지금까지 저를 보살펴주신 많은 관세음보살님들한테 이렇게 수행했다는 수행 리포트로 제출하겠다는 생각으로 진솔하게 솔직하게 써내려갔습니다. 조금이라도 좀 도움이 되십사 하는 마음으로.처음 저도 진리를 찾겠다고 공부를 시작했을 때 우왕좌왕 실수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혹시 후학자들에게 그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어떨까 싶어서 이렇게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김봉래 : 그러면 스님이 되시고 나서 활동을 하시다가 그렇게 어려운 상황을 맞아서 자기 삶을 돌아보는 그런 계기가 됐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혜문스님 : 그렇죠. 췌장암 말기 암 입원하고 있으면 그러니까 입원자는 있는데 퇴원자는 없어요. 하루에 한 명씩 이렇게 퇴원하시는데 그 분은 돌아가신 분이에요. 그 병실에서 제가 한 4박 5일 있으면서 내가 이 병실에서 살아나가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4박 5일 동안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그 때 내가 공부했던 것을 돌아보게 됐어요. 그래서 실참에 관한 것도 제가 생각해냈습니다. 390쪽 이후에 있는 실참 수행을 그 때 아 내가 지금 30년 동안 무슨 공부를 했지라고 생각해내서 쓴 겁니다.

 

김봉래 : 그게 스님 지금 30년간 수행하셨다 이렇게 됐는데, 그러면 젊어서부터 이렇게 하신 거고 결혼하시고서도 계속 그런 공부를 했던 겁니까.

 

혜문스님 : 사실은 제가 1991년 7월에 가야산 계곡에서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 때 임사 체험을 하게 된 것이 사실 구도자의 길을 가게 된 동기가 됐습니다.

 

김봉래 : 아. 그 때는 불교를 잘 몰랐고요.

 

혜문스님 : 그 때는 제가 천주교인이었습니다. 안셀모였습니다.

 

김봉래 : 그러셨군요. 그런 임사 체험을 여러 번 하시면서 죽음을 맞닥뜨리고 그러면서 그거에 대한 어떤 통찰을 가지시게 된 거군요.

 

혜문스님 : 그러니까 이 죽음에 대해서 저는 사실 다섯 번 정도 체험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제 죽음은 그렇게 두렵지 않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마치 집 안에서 이 방에서 저 방으로 건너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지 내가 이 방에 있을 때 내가 예를 들어 갑돌이였다면 저 방에 건너갈 때는 갑순이도 될 수 있고 또 다른 탈을 쓴 광대가 될 수 있습니다. 죽음은 두려워할 게 전혀 없어요. 그냥 단지 내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넘어가기 전에 어떤 부끄러움을 느끼게 돼요. 그 부끄러움이 나를 자진해서 저 방으로 건너가게 하는 어떤 원동력인 것 같더라고요.

 

김봉래 : 그러니까 불교식으로 이야기하면 윤회의 원동력이 부끄러움이다.

 

혜문스님 : 저는 부끄러움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느끼는 그 부끄러움 때문에 제일 높은 경지의 빛의 세계로 가지 못하고 중간계 이하의 어둠침침한 세계로 가게 되었습니다.

 

김봉래 : 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거죠.

 

혜문스님 : 근데 그게 살아있을 때는 개체적 기준으로 세상을 보지만 죽고 나면 전체적 의미로 자신을 보게 돼요.

 

김봉래 : 그러니까 영성이 굉장히 고양된다 이렇게 돼 있더라고요.

 

혜문스님 : 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살아있을 때는 내가 평범한 하나의 한 사람이라면 죽고 나면 내가 한 대통령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하는 마음이랑 일개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대한민국을 대하는 것이 다른 것 같은 그런 차이일 것입니다.

 

김봉래 : 스님 책을 보니까 그래서 위대한 영혼이 가져야 할 죽음의 상태를 상상해 보고 그런 영혼을 지향하자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혜문스님 : 네. 그래서 위대한 영혼이라는 것은 관세음보살님이나 지장보살님의 서원이 담긴 영혼이 위대한 영혼입니다. 그 분들의 서원을 우리가 지향하면 같이 위대한 영혼이 됩니다. 그래서 제불보살님들한테 귀의하지 않았던 영혼들은 각자 원과 한에 의해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반복합니다. 살아생전에 자성불을 만나고 보살도를 행해야 할 당위성, 저는 당위성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런 당연심을 가져야 되는데, 그래야지 원수를 7번씩 77번까지 용서해 줄 수 있고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을 들이댈 수 있습니다. 그걸 모르고 그냥 원수를 용서해라 그거는 그냥 이렇게 공염불이죠.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런데 죽음을 주제로 수행 지도도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은데, 최근에 자기 목숨을 스스로 내던지는 그런 안타까운 일들도 많지 않습니까. 이런 분들에게는 어떤 말씀을 주실 수 있을까요.

 

혜문스님 : 먼저 이렇게 죽음을 맞이했을 때 그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그 모습 속에서 자기가 평소보다 굉장히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연출하게 됩니다. 본인은 안 하겠다고 그러지만 실제로 우리가 죽음이 닥쳐오면 정말로 아름답지 않은 그런 모습을 주변 사람들한테 보이게 됩니다.

 

김봉래 : 죽기 싫어서.

 

혜문스님 : 예. 그리고 죽기 싫어서라는 이유도 있지만 자기도 모르는 자기 속에 있는 잠재의식 속에 나오는 어떤 불만들이 나옵니다. 길게 얘기할 시간이 있으면 제가 따로 한 말씀을 드리고요.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에 거의 1등인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살한 사람의 심리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집착하는 마음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그런 자기를 비난하는 소리를 듣고 자살하시는 분들은 그만큼 자기 집착이 강해서 그런 겁니다.

 

김봉래 : 자기애가 강하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혜문스님 : 그렇죠. 자기애가 강할 수도 있죠. 그래서 그런 분들한테 필요한 것은 위로라고 우리가 생각하는데 위로는 그냥 잠시 있는 진통제일 뿐입니다. 근본적인 자아 성찰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자기를 쥐고 있으면 자기를 못 봅니다. 자기를 놓는 연습을 통해서 자기를 관하는 연습을 해야 됩니다. 우리가 처음 말을 할 수 없을 때 글, 말을 배운 것처럼 자기를 관하는 성찰하는 것도 배울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자살을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면 관세음보살님의 상호를 한 번 본다든지 명호를 그냥 한 번 불러본다든지 그런 인연만 있어도 삶의 희망, 또 소중하게 다시 이렇게 일어설 수 있는 그런 인연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스님께서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기도봉사단장도 하시고 죽음을 통해서 많은 이들을 수행 지도하시고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든 그런 과정에서도 느끼시는 게 좀 많을 것 같아요.

 

혜문스님 : 하여튼 저는 삶과 죽음을 그냥 보통 사람들은 삶에 대한 시간을 많이 보지만 저는 24시간 중에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는 시간도 많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밤에 갑자기 돌아가신 분이 있으면 임종 기도를 하러 달려가기도 했습니다. 그 때마다 제가 느끼는 게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 그 분들한테 좀 급여 인상이나 휴가를 좀 많이 줘야 되겠다. 그래야지 돌아가신 분들이 조금 더 존중을 받지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제가 많이 들었습니다.

 

김봉래 : 아. 그렇군요.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이서중고등학교 상임이사이신 혜문스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스님 말씀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아와 윤회에 대해서 질문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불교는 무아설을 제시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자기 자신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뭔가 참나는 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만 또 이 참나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아요. 참나가 뭐냐. 스님께서는 무아와 참나 이걸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혜문스님 : 무아라 한 것은 없을 무, 나 아, 진짜 없어서 무아란 게 아니고요, 특별히 독립적이고 개체적인 나가 없다라는 뜻입니다. 그냥 인연이 모여지면 나라는 것이 생기고 인연이 흩어지면 나라고 하는 게 없어집니다. 이 상황 전체를 보고 무아라고 정의한 것이지 없어서 무아라고 얘기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참나는 이 현상계에 있고 없음을 만드는 근본 바탕이 참나이지. 참나니까 그러니까 있다, 없다고 정의하지 않습니다. 참나를 있다, 없다라고 얘기하는 순간 참나하고는 멀어진 겁니다. 그래서 도를 도라고 하는 순간 도가 아닌 것입니다.

 

김봉래 : 그래도 윤회하는 그 무엇, 불교식으로는 영가, 영가는 있다, 이렇게 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혜문스님 : 그런데 해탈 열반에 들어가지 않은 영혼은 반드시 윤회를 합니다. 그런데 저의 임사 체험, 사후 체험에서는 분명히 살아생전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갖춘 의식체가 되었습니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순간이동이 되었고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었습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또 잘 살아야 한다는 얘기가 되지 않습니까. 제가 책을 보니까 스님께서 인생의 중요한 순서로 네 단계를 설명해 놓으셨더라고요. 우선 나를 찾아야 하고, 나를 알아야 하고, 나를 증명해야 하고, 그래야만 나를 바로 쓸 수 있다 하는 대목이었거든요.

 

혜문스님 : 위에서 말한 참나는 현상계를 만드는 창조주입니다. 그러니까 참나를 본 사람, 다시말해 견성한 사람은 당연히 현상계를 아름답게 하려는, 아름답다는 말은 모두를 다 좋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현상계를 모두 아름답게 하려는 동기 유발이 됩니다. 그래서 개는 개를 낳고, 소는 소를 낳고, 존재 역시 존재를 낳으려는 속성이 있는데, 이 있고없음의 이 존재가 지금 우리 인간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만물의 영장인 이 인간은 여타 다른 짐승들처럼 먹고 살기만을 위해서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 우주 안에 이 우주를 있게 한 존재계 전체가 인간을 통해서 존재를 영속시키려는, 그래서 인간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감각에 의존하면 인간은 짐승이랑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플라톤이 말하기를 인간은 오감을 넘어선 영적인 존재라고 정의했습니다. 물질적인 비물질적인 모든 존재와 느끼고 하나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인간인데, 그런 능력이 있음을 알고 그런 능력을 증명해야만 다른 현상계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믿음보다는 당연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믿음보다도 그냥 본인의 능력에 대한 당연심을 가지고 있으면 창조력이 있음을 알면 그냥 이 현상계를 아름답게 창조하려는 당연심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김봉래 : 그렇게 되는 데는 뭔가 우리가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고, 불교식으로는 수행을 해야 되는 건데, 스님께서도 여러 가지 수행 체험도 하셨지만 또 한국에는 간화선이 굉장히 수승하다 이렇게 칭송받고 있는데, 수행에 대해서는 스님은 어떤 말씀을 주실까요.

 

혜문스님 : 저는 사실 출가 전에는 남방불교, 근본불교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안반수의경>부터 시작해서 수식관, 이렇게 쭉 공부를 하다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간화선 공부였습니다. 그러다가 은사스님께 출가하고 난 다음부터는 선관쌍수법(禪觀雙修法)이라고 우리 은사 선생님이 개발하신 참선법이 있습니다. 거기에 하여튼 주 공부는 선관쌍수법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김봉래 : 선관쌍수법이라면 선하고 관,

 

혜문스님 : 간화선과 비파사나(위빠사나)를 동시에 하는 수련법, 이렇게 됩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대관음사에서도 그런 쪽을 많이 선양을 하시는 거죠.

 

혜문스님 : 제가 참선반을 7층 시민선방, 주간 참선반, 야간 참선반 한 800여 명을 우리 회주 큰스님님의 선관쌍수법으로 지도했습니다. 한 800여 명을.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지금 정치권도 그렇고 모든 문제의 근원에 소통의 부재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도 많이 하거든요. 정치권도 그렇고요.

 

혜문스님 : 저는 소통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이렇게 개인이나 국가나 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은 제가 아까 말한 자아 성찰, 자기를 다시 돌아보는, 자기 영혼을 자기가 한번 돌아보는 거죠. 그리고 국가는 국가의 가치관을 저는 상승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잡은 목표가 오히려 지금 우리 아름다운 인간적 도리조차도 무너뜨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이런 작금의 상황을 맞이했는데. 전쟁사에서 보면 전쟁은 인간이 일으키지만 나중에는 결국 인간이 일으키는 그 전쟁이 인간을 삼킨다라는 구조를 본 게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인간이 만들어 놓고 인간이 만드는 목표가 인간을 다시 삼키는 그게 작금의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봉래 : 그렇죠. 어리석음이죠.

 

혜문스님 : 개인은 자기를 관조해야 되고 국가 역시 국가를 관조해야 됩니다. 그래서 개인은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되고 국가는 양심과 도덕에 입각한 새로운 역사관을 가져야 됩니다. 그런데 그런 역사관은 반드시 교육개혁하고 연결이 되어야 됩니다.

 

김봉래 : 네. 어쨌든 지금 비대면 시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4차 산업혁명도 가속화하고 또 인류 문명의 일대 전환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수렵시대, 농경시대, 산업시대, 정보화 시대, 그리고 지금은 창조시대, 스님께서는 창조시대라고 규정을 하셨어요.

 

혜문스님 : 예. 요즘은 시대를 Before 코로나 BC, After 코로나 AC로 이렇게 나누고 있는데, 사실은 벌써 AC, After 코로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BC, Before 코로나 시대는 아마 다시 안 돌아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래는 소수의 창조주와 그 창조주가 만든 시스템의 수혜를 받고 있는 다수로 전형화, 패턴화 될 것입니다. 제가 창조시대의 도래에 대해서 20년 전부터 사실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습니다. 코엑스에서 미국창조협회 부회장이 와서 한 강연을 제가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들의 본성에서 이 현상계가 창조되었듯이 우리의 본성을 자각하고 쓸 수 있는 극소수자가 아마 사회와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이자 최고 부유층이 될 것 같습니다.

 

김봉래 : 그러면 그런 시대에는 종교라는 게 따로 이렇게 존재하기 어려운 그런 시대가 되지 않을까요. 어떻습니까.

 

혜문스님 : 제 생각엔 신을 믿는 종교를 religion이라고 하거든요. 아마 religion은 그때쯤 되면 사라질 것이고, 사람들이 너무나도 귀한 그런 존재가 될 것 같아요.

 

김봉래 : 네. 그렇군요. 그러면 그런 미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하는 질문을 드리게 됩니다.

 

혜문스님 : 저는 부처님 공부하는 수행자가 되는 것이 최고의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부처님 공부는 복을 짓지 않으면 부처님 공부를 할 수가 없습니다. 반야라 불리는 이 지혜 열차는 반드시 복덕이라 불리는 선행을 쌓아야만 탈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미래입니다. 지금 이 순간 부처님 전에 공덕 쌓고 이웃들에게 선행의 복덕을 삼는 것이 미래생에 내가 부처님 공부할 수 있는 자격자가 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미래는 서로 거짓말하지 않고 양심이 원하는 대로 살 것입니다. 도덕이 당연한 이치가 될 것이고 양심이 당연한 이치가 될 것입니다. 우리들 주변에 있는 모든 자연이 인간과 똑같은 가치를 가질 것이며 자연과 더불어 살려고 있을 것입니다. 인류가 30년 후에도 지구상에 살아 있다면 위에서 말한 대로 변화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 진통도 따르겠죠. 지역적 분쟁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류가 지구에 존속하려면 지구가 원하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지 않고서는 존속하지 못할 것입니다.

 

김봉래 : 네. 그런 시대적 과제를 앞두고 혹시 정부나 우리 불교 종단에 건의하고 싶은 내용도 있으실까요.

 

혜문스님 : 탄허스님의 예언처럼 대한민국이 세계의 종주국이 되려면 먼저 양심과 도덕에 입각한 올바른 역사관부터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를 바르게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바른 역사관에 입각한 교육개혁이 필요합니다. 미국이 소련한테 우주 개발에 뒤쳐졌을 때 제일 먼저 한 것이 초등학교 교육개혁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바른 역사관과 교육개혁에 있다고 봅니다. 종단에 대해서는 제가 이 자리에 말할 입장이 못 된 것 같습니다. 저보다 법랍이 높으신 스님들도 많이 계신지라 문제점과 개혁할 것을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알면 저절로 바뀌어집니다. 모르면 그대로 가지만 문제점이라고 인식하면 바뀌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김봉래 :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끝으로 우리 혜문 스님의 앞으로 원력, 계획 듣는 것으로 오늘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혜문스님 : 코로나로 힘든 이웃들의 고충이 어서 사라지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이서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부처님의 법음에 듬뿍 젖어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갈 불자 지도자들이 되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같이 공부하고 있는 한국불교대학 불자 신도들과 함께 타종교인들도 부처님 공부의 인연이 닿게 지혜로운 방문을 실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김봉래 : 스님.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이서중고등학교 상임이사이신 혜문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김봉래 : 네. 여러분 혜문스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스님께서 서로는 서로를 위해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는 말씀대로 살 수 있도록 다 함께 정진해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