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열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전 사무총장/대한석탄공사 전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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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김진열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전 사무총장

■진행 : 신두식 BBS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오늘은 김진열 전 대한석탄공사 상임감사님 모셨습니다. 감사님 안녕하십니까?

김진열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신두식 :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하셨는데요. 이곳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잠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진열 : 그렇습니다.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는 국가나 지방정부의 공공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120여 개가 단체로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단법인단체입니다. 국민의 공기업으로서 국정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사회적 가치를 잘 실현할 수 있는 공적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기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예를 들자면 한전과 같은 발전사 이런 에너지 공기업들이 22개가 있고요. 그리고 연구, 학술기관들이 10개, 그리고 신보나 기보, 그리고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기관들이 15개. 그리고 산업 서비스, 대학병원들이 한 15개 되고요. 우리 생활환경과 가장 밀접한 관광공사나 금보, 국립공원과 같은 우리 문화 국민 생활 분야가 15개. 그리고 한국은행, 기업은행과 같은 금융산업도 있고요. 또 특히 공항이나 LH, 도로공사와 같은 SOC 건설회사들이 15개 참여해서 회원사 간에 상호 교류, 교차 감사를 같이 하고요. 또 감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그래서 감사의 기능이 공적 기능들이 잘 순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신두식 : 청취자들에게 감사가 어떤 일인지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사실 명확하게 어떤 일이다, 개념을 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 일인지 잠시 설명해주시죠.

김진열 : 그렇습니다. 정부도 감사원이라는 기관이 있지 않습니까? 각 기관마다 감사실이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실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그리고 내부통제시스템을 어떻게 강화시켜서 기관의 부정과 부패를 예방하느냐, 이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이죠. 또 기관의 부정과 부패를 예방하는 이런 역할들의 업무에 치중되어 있고요. 또 상시적으로 매뉴얼을 따라서 일상감사, 그리고 특정감사, 그리고 정례감사를 통해서 회사의 부정과 부패를 없애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또 하나는 기관의 청렴도 향상이라고 하는 문제가 새로운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고요. 공정성을 신뢰도를 잃지 않는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그런 업무도 함께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신두식 : 그렇다면 일반 기업의 감사와 공공기관의 감사가 다른 점이 있는지 잠시 이야기해주십시오.

김진열 : 그렇죠. 다르죠. 일반 기업은 통제받는 기관들이 조금은 적어서 자유롭죠. 또 사기업이라고 하는 것은 이윤 창출이 목적이기 때문에 자사에 대한 부정과 위험요소에 대해서 오픈하기를 꺼려합니다. 그러나 공기업은 정부로부터 위임받는 기관이고 또 감독받는 기관입니다. 예를 들어서 감사원의 감독을 우리가 받고 있고요. 또 하나는 공익위, 기획재정부, 그리고 해당 부처가 있습니다. 저희 석탄공사는 산자부였는데요. 이런 부처의 평가들을 쭉 받고 있기 때문에 소홀히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특히 공기업의 공익적 가치가 우선이기 때문에 책임과 신뢰를 바탕으로 본연의 자세인 임무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공공성이 훼손된다, 공공성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기관의 신뢰도는 하루속히 무너진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매년 공기관들은 기획재정부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신두식 : 공공기관의 감사라는 것이 막중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막중한 업무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점이 느껴지는데요.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조건이 있는지, 일종의 자격이라고 할까요? 감사위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나 하면 안 되는 기준이 있을까요?

김진열 : 특별한 자격이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그러고요.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공공기관의 감사자리가 매우 중요하죠. 우선 도덕성에 기초하는 신뢰, 그리고 청렴의무 실천노력이 기본적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부정과 결탁한다든지 자기소신이 뚜렷하지 못하다고 하면, 그리고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생각하고요. 특별한 사명감, 하나 더 추가한다면 기관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이거든요? 그런 과정 속에서의 정무적 감각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 애로사항이 좀 있습니다. 기관의 잘못을 감사가 노력해서 파헤치고 비리, 부정과 부패를 막으려고 애를 쓰다 보면 기관의 신뢰도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이게 평가로 받는 기관이다 보니까 어려움이 많죠. 저는 개인적으로 젊은 날에 시민사회영역에서 활동했고요. 또 국회보좌진이나 이런 일들을 하면서 정무적 감각을 좀 나름대로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무적 판단이 감사의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하게 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신두식 : 대한석탄공사에서 상임감사로 지내셨는데요. 석탄공사는 어떤 기관인지 설명해주십시오.

김진열 : 먼저 저희 기관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저희 회사는 1950년에 설립한 회사고 올해 71주년이 됐어요. 대한민국 공기업 1호죠. 대한석탄공사가 대한민국의 산업화, 그리고 현대화, 그리고 저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역할을 다했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경제발전의 안정적 역할을 다해왔던 공기업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는 연료전환에 따른 무연탄 생산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림녹화에 기여하는 공익적 가치가 산림청 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31조 8천억, 그러니까 옛날 우리 어렸을 때, 아니면 더 오래전에는 다 화목으로 난로를 했지만 무연탄이 들어서면서 산림녹화를 이루었다는 이런 공익적 가치가 약 31조 8천억이라고 하는 그런 겁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있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신두식 : 석탄연료를 쓰면서 기존에는 나무연료를 쓰던 때보다 나무를 많이 유지하게 됐고, 산림녹화를 하는 데 석탄이 많이 기여를 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그러면 석탄공사에서 주로 어떤 부분에 중점적으로 감사 업무를 보셨습니까?

김진열 : 저희 회사가 사실상 많이 어려운 가운데 있습니다. 직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운영해가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려운 사정을 저는 이해하고 사전예방적 감사에 치중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요. 또 한편으로는 저는 외주업체 직원들도 그러지만 우리 직원들하고 많은 소통의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사전예방적 감사, 그리고 내부 통제시스템을 상시적으로 어떻게 운영해갈 것인가, 하는 고민들을 많이 해서 업무에 적용시켜왔습니다.

 

신두식 : 감사업무를 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거나 이야기해주고 싶은 일이 있습니까?

김진열 : 좋은 일,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감사실로 민원성 투서가 들어왔어요.

 

신두식 : 감사실로요?

김진열 : 투서가 많이 들어옵니다. 어렵다 보니까 더 많은 것도 있는데요. 내용을 좀 들여다봤더니 심각한 내용이 아니에요. 그래서 요즘에 갑질 논란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한편으로 역으로 돌려서 이것은 을의 횡포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제가 민원인의 비밀은 유지하되 암행감사로 상황을 파악해갔습니다. 직원들을 통해서. 쭉 확인해보니까 사실상 이런 겁니다. 저희 업무는 지하 수천 미터를 들어갑니다. 수경이라고 하는데, 수경으로, 엘리베이터 같은 거죠, 천 미터를 내려갑니다.

 

신두식 : 천 미터나 내려가요?

김진열 : 엄청나죠. 거기서 또 지하 땅굴로 수천 미터를 내려가기 때문에 안전이 굉장히 위협받고 있고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감독관들이 경우에 따라서 왕왕 강압적이고 좀 거친 언사들이 있었던 것들이 확인해보니까 있었어요. 지금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시대가 좀 많이 변했지 않습니까?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해서 그 담당자 개인을 불러서 말할 수는 없어서 그 그룹 감독자들을 불러놓고 제가 교육도 하고 그랬죠. 기회가 되면 이제는 명령조보다는 형제애와 동지애로 설득을 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좀 해서 어려운 가운데 일하는 사람들이 그런 멤버십들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자꾸 강조했어요. 그랬더니 이 친구들이 굉장히 그걸 잘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이후로 어떻게 됐나, 봤더니 아주 사이가 좋고요. 긍정 에너지로 발전해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굉장히 흐뭇했던 일화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두식 : 요즘에 탄소 중립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원 가운데 석탄은 좀 각광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주요 탄소 배출원이기 때문에요. 그럼에도 석탄공사는 지금 유지되고 있는데, 앞으로 석탄공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시죠.

김진열 : 에너지 전환시대를 맞이하게 됐기 때문에 무연탄의 소비는 극히 감소되고, 그래서 대한석탄공사의 역할을 거의 많이 끝났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지난 1989년에 석탄산업 합리과 정책 이후에 저희들이 많은 구조조정과 산업의 변화가 있었죠. 전국에 약 347개 탄광회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4군데 밖에 없습니다. 개인 탄광은 경동탄광이라고 하는 데가 있고요. 대한석탄공사는 태백에 있는 장성광업소, 그리고 삼척에 있는 도계광업소, 그리고 전남 화순에 있는 화순광업소 3개, 합쳐서 4개의 광업소밖에 없습니다. 지금 저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서민 에너지에서 평화 에너지로의 전환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우리 구성원들이 거기에 대해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통일에 대비하고요. 남북경협에 대비해서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역할들이 있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저희들이 이러한 축적된 기능과 기술, 역량들을 제공해서 남북한의 대립을 풀어내고, 긴장을 완화시켜서 그렇게 된다면 석탄공사가 평화 에너지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마지막 역할이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신두식 : 평화 에너지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데요. 그러면 북한과의 석탄 관련해서 교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김진열 : 그렇습니다. 지금 저희 남한에 있는 탄은 무연탄입니다. 칼로리로 말할 때 4,000에서 4,500칼로리라고 보는데요. 북한에는 유연탄이, 마력이 좋은 약 6,000에서 6,500칼로리 정도 나는. 그것은 주로 발전소에서 쓰는 유연탄이라고 하는 건데요. 그런 것이 있고 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굴진이나 이런 기술들이 굉장히 많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통일이 된다든가 아니면 남북경협이라도 된다면 북한에 이런 것을 지원하고 또 북한에 현대식 기술이나 이런 것을 제공해서 남북 간에 긴장이 완화되는 데 석탄공사의 역할이 저는 분명하게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신두식 : 대한석탄공사가 권익위에서 발표한 2020년 청렴도 평가에서 1위로 선정됐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청렴도 평가 1위를 하는 데 있어서 상임감사로서 역할을 하셨을 수 있는데, 어떤 역할을 좀 하셨습니까?

김진열 : 역할이야 뭐 다른 감사님들도 열심히 했을 텐데요. 경영구조상 저희들 환경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경영평가에서는 늘 D를 맞고 그럽니다. C까지 되어야지만 저희들이 그래도 평가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D를 받는다든가 아니면 E를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상의 모순들이 있죠. 그런데 우리가 청렴도 문제만큼은 그것과 상관없이, 경영평가와 상관없이 좀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제가 최인강 노조위원장을 만나서 업무협조를 구했더니 흔쾌히 동의해줘서 사상 유례가 없다고 하는데요. 감사가 노조사무실에 가서 노조 간부들을 교육하는 간담회를 제가 광업소 별로 순회하면서 했던 기억이 나죠. 이렇게 했고 또 하나는 저희들이 일상감사를 형식적으로 해왔던 관례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것을 강도 높은 일상감사를 시작했고요. 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계약 파트의 업무에 대해서는 제가 세 개 광업소, 그리고 본사를 특정 감사를 실시했습니다. 사실상 이런 감사활동을 통해서 안타까운 일이긴 한데 그 계약업체 한 곳의 계약이 취소되는, 부정과 부패의 소지가 있어서 계약을 취소하는 강구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개인적으로 임기가 얼마 남지 않고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겠다고 해서 직원들하고 많은 소통도 하고 또 외주업체의 대표들이나 직원들하고 소통했던 것들이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고 운이 좋았다고 보여집니다.

 

신두식 :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는데요. 바로 명사의 음악시간입니다. 김진열 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사무총장님께서는 어떤 음악 듣고싶으십니까?

김진열 : 저는 노사연의 <만남>이라는 시인데요.

신두식 : 이 노래를 듣고 싶은 이유라도 좀 설명을 해주시죠.

 

김진열 : 불가에서도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 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사람 만나고 그 인연의 끈을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 가사처럼 우연의 만남도 있겠지만 예정된 만남도 있겠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여러 만남의 공간에서 그 인연, 그 소중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 노래 가삿말이 참 제게 와닿아서 노사연의 <만남>을 애청곡으로 듣고 있습니다.

 

신두식 : 김진열 감사님이 신청하신 곡입니다. 노사연 씨의 <만남>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오늘은 김진열 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사무총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감사님 공공기관감사협회 상임감사활동에도 코로나 19가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비대면활동이 많아지다 보니까 활동하시기도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김진열 : 그렇습니다. 코로나로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요. 감사협회도 다 그랬죠. 코로나 전에는 기관 간의 교류, 교차, 그리고 MOU를 체결하고 선진사례들을 서로 벤치마킹하고 배워가는 과정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들도 그럴 수 없어서 비대면 감사가 많이 있었죠.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도 인터넷으로 강의 듣고 또 강의도 저희들이 평가를 하고 그래서 평가를 동의받고 이런 절차도 있었고요. 또 감사를 실시할 때도 전에는 직원들을 오라가라 이렇게 했었는데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복잡한 환경이 많이 있어서 사전조사를 많이 준비하게 했어요. 밑작업을 많이하게 했죠. 그래서 꼭 필요한 것만 직원들을 불러서 대면조사하게 하고 이랬던 것들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저희들도 감사활동에 많은 지장이 있었고요. 어려움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시로 그런 과정 속에서 구성원들을 SNS로도 소통하고 각 팀별로 또 광업소별로 카톡방을 만들어서 소통하고 또 그걸 통해서 업무를 이해하게 되고 그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어려움 가운데서도 별 무리없이 업무를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사무총장님께서 감사활동을 하시면서 감사에 대해 각별한 철학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특히 책도 발간하셨는데, 책 제목이 <밥 짓는 감사>라고 들었습니다. 말씀해주시죠.

김진열 : 특별한 철학 말씀하시니까 굉장히 외람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는 부임하기 전 공모절차를 거쳐가면서 굉장히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감사로서의 막중한 책임감 이런 것들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러면서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게 되고 또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라고 하는 이런 노력들을 하는 과정 속에서 저의 부족함들을 많이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많은 책들을 읽고 공부하게 되면서 감사의 기법들을 터득하게 되었죠. 그러면서 각 부서원들과의 소통의 시간들을 많이 갖고 싶어서 제 사택으로 직원들을 오늘은 총무팀, 오늘은 재정팀, 오늘은 예산팀, 기술팀 쫙 불러서 제가 전라도 밥상을 차려서 소통하고 그러니까 직원들이 처음에는 너무 부담스럽죠. 감사가 감히 이러냐, 이러는데 저는 원래 격의없이 지내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지냈죠. 그랬던 이야기들을 메모하고 메모했던 것들이 그런 소소한 밥 내음 가득한 이야기를 담아서 작년 1월 11일 <밥 짓는 감사>라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했어요.

 

신두식 : 코로나 터지기 직전이네요.

김진열 : 터지기 전입니다. 그런데 그때가 마지막 총선과 관련돼서 출마 여부가 좀 나왔는데, 저는 출마하고 상관없이 대성황을 이뤘는데. 제가 오늘 오면서 부장님을 봬러 오는데 책이 완판이 돼서 한 권도 남지 않아서 올라오면서 굉장히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못 갖고 와서.

 

신두식 : 다시 찍으시면 꼭 제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 업무를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을 수도 있는데요. 책 한 권 다 짓고 나서 어떤 소회가 느껴지셨습니까?

김진열 : 그렇습니다. 저는 원래 글쟁이가 아니에요. 또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경험이 없다 보니까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죠. 특히나 여기저기 적어뒀던 습작들을 모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독수리 타법으로 제가 직접 원고를 쓰고 그러다 보니 자라목이 되고 또 경추에 이상신호도 오고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내가 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라고 하는 이런 내 자신에 대한 포만감이 가득차더라고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저도 계속 습작으로 한 40여 편의 시를 쓰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시집도 한 번 발간할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신두식 : 괜히 하신 말씀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문학에도 관심이 많으셔서 시인 등단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작품으로 등단하셨습니까?

김진열 : 2019년 7월에 현대문회에 <원주의 아침>, <춘천가는 길> 등으로 제가 원주에 있을 때 썼던 글이거든요? 이 글로 등단하게 됐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해서 원주의 아침을 묵상하고 하고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한 번 시 낭송을 해볼까요?

 

신두식 : 어떤 시인지 낭송을 좀 해주십시오.

김진열 : <원주의 아침>

나를 스치는 원주는 / 안개속 처럼 흐렸다 / 착 가라앉은 고여였다 / 평온을 닮은 아침이었다

미모를 잔뜩 웅크린 치악산 / 나를 따라 흐르는 / 안개 속 치마는 / 감상의 띠를 두른다

그 치악산의 아픔도 잠시 / 꿈으로 다시 깨어나 / 젖을 찾는 활기에 / 기운이 넘치는 원주

원주가 참 좋다

 

감사합니다.

신두식 : 잘 들었습니다. 특별히 시문학을 좋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십니까?

 

김진열 : 제가 진작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제가 원래 글을 쓰고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행사에 사회를 본다든가 정치 현장에서 대중연설을 한다든가 이런 것은 좀 자신있는데. 그런데 제가 정치현장에 사회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시인이신 선배님이 표현을 잘하는데 그걸 시로 표현해봐라, 이런 말씀을 주세요. 제가 처음에는 그 이야기를 듣고 감히 제가 어떻게 시를 씁니까, 라고 했죠. 그런데 그것을 순간순간 스치는 감정이나 이런 것들을 기록해뒀던 것을 시로 쓰게 되더라고요. 습작처럼 메모해뒀던 것을 표현해서 시로 쓰게 되었습니다.

신두식 : 원래 고향은 어디시죠?

김진열 : 고향은 전라도 광주입니다. 제가 표준말을 쓰니까 잘 모르시더라고요.

 

신두식 : 원주에는 한 3년 밖에 안 계셨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또 등단하신 시가 원주의 아침이어서. 그러면 광주에 대해서도 시를 쓰시지 않을까 싶은데.

김진열 : 광주에 대해서도 썼죠. 저는 원주를 올라가서 보니까 광주하고 비슷한 것이 많습니다. 광주는 많은 분들이 민주화의 도시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원주가 훨씬 더 민주화의 성지처럼 조용하면서 그렇습니다. 지금도 무위당 기념관이 원주에 가있는데요.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올해가 26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지학순 주교와 굉장히 민주화 활동을 많이 하셨던 곳이죠. 원주는 생명도시인데요. 그런 비슷한 점 때문에 제가 많이 원주를 사모하게 됐고요. 실은 이 등단한 <원주의 아침>, <춘천가는 길>을 발표하고 나서 고향에 있는 선배들한테 혼났습니다. 광주도 무등산도 있고 오월도 있고 충장로도 있고 금남로도 있는데 너는 그걸 원주를 쓰고 춘천만 썼냐 이런 이야기가.

 

신두식 : 아껴두신 것 아니에요?

김진열 : 그렇습니다. 그 뒤로 내려와서 무등산도 쓰고요. 광주도 쓰고. 광주시는 딱 한 소절입니다. 아, 끝입니다. 저는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신두식 :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어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좋아하는 시인이나 작품이 있으면 좀 말씀해주세요.

김진열 : 이 방송을 듣고 있는 많은 청취자 분들도 다 함께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저는 나태주 시인을 좋아합니다. 시가 아주 편하고 꾸밈이 없어요. <풀꽃>이라는 시도 그렇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분의 다른 시에도 보니까 가지 말라는 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이런 시가 <그리움>이라는 시인데요. 가장 꾸밈이 없이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는 시, 그래서 나태주 시인을 많이 좋아하고 많이 듣고 있습니다.

 

신두식 : 오랫동안 감사 업무를 하시고 정치권에서도 활동을 하셨는데 지금 시인으로서도 활동을 하시는 셈인데요. 앞으로의 또다른 인생 3막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십니까?

김진열 : 1년 반 이상 코로나로 일상의 삶이 무너졌죠.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니까 국민들이 지혜롭게 잘 이겨내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똑같습니다. 그동안 일에 매몰되어 가정의 일들은 제대로 건사시키지 못하고 제 자신도 돌보지 못했는데요. 이제는 인생 2모작을 위해서 시간도 좀 많아졌기 때문에 글도 좀 쓰고 그간 만나는 인연들의 끈들을 잘 모아서 새로운 일을 모색해가고자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공부가 있는 것이고요. 저도 하루속히 많은 국민들의 염원이기도 하겠지만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좀 한적한 곳에 가서 모처럼 쉬면서 인생 2모작을 고민해보고 설계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신두식 : 청년들에게 조언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지금 코로나 19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에게 인생 선배로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겠습니까?

김진열 :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하는 선배들의 업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좌고우면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젊은 날의 젊은 청년들이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세대들 아닙니까? 그래서 좌절하지 않고 꿈을 가지고 코로나도 이겨내고 자기의 꿈을 꼭 실현시키겠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좋은 날들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신두식 : 혹시 청년들에게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져라, 이런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진열 : 저는 요즘에는 좀 인기있고 돈 되는 것에 사람들이 많이, 특히 IT가 말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합니다만 저는 분야를 초월해서 요즘에 지자체에서도 귀농을 반기듯이 새로운 선배들의 농업 기법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있단 말입니다. 과학기법이 동원되는 농사법도 있을 것이고요. 여러 가지 영역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된다, 그래야지 그 일이 이제는 우리가 60살에 정년퇴임하지만 우리 후배들은 60살이 아니라 70살, 80살까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겁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고민하고 찾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신두식 :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요. 청취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 말씀 해주시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진열 : 이 방송을 청취하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 불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의료진 여러분 그리고 코로나와 관련되어 애쓰고 계시는 공직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 너무나 고맙습니다. 어서 속히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길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

신두식 :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국민들의 편안한 삶을 위한 활동에 더욱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진열 : 고맙습니다.

신두식 : 지금까지 김진열 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사무총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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