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매서운 찬바람과 함께 폭설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얼어붙고,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는데요.

하지만 도심 사찰들은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채 은빛 설경을 연출해 시민들에게 한겨울의 정취를 선사했습니다.

서울 도심의 천년고찰 봉은사의 설경을 권송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터 >

눈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스며들자,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설국이 드러납니다.

서울 도심에 자리한 천년고찰 강남 봉은사.

알록달록 연등은 겨울옷으로 갈아입었고, 잔가지 위로 포슬포슬 피어난 눈꽃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봄을 준비하던 나무도, 인자한 미소를 띈 연못 속의 달마대사도 갑작스레 눈을 뒤집어썼습니다.

몰아친 강한 바람과 눈보라에 불자들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쌓인 눈에 자칫 미끄러질까, 거북이걸음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최경숙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 입구에서 들어올 때 눈을 치우고 있으니까 너무 좋죠. 나이 먹은 사람은 미끄러워서 넘어질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이렇게 절에 와서 불공하면 마음이 편안해요. 돌아갈 때는”

[현장음] 종소리

방역 수칙을 지키며 사찰은 찾은 불자들은 추위 속에서도 기도 정진하며, 새 봄을 기다렸습니다.

한겨울 정취로 채워진 봉은사는 있는 그 자체로도 코로나19로 지친 불자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김윤숙 (서울시 강남구): “마침 오늘 눈도 오고 법당에 오니까 좋네요. 부처님 만나 뵙고 하니까 제 마음이 다시 환희심도 살아나고 정말 좋습니다. 빨리 코로나가 없어져서 우리들이 법당에서 자유롭게 도반도 만나고, 기도도 마음껏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눈구름 속에 몰아친 소형 태풍급의 돌풍에 뒤를 이어 매서운 한파가 우리 곁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기상청은 기온이 뚝뚝 떨어지면서, 눈이 얼어붙은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BBS뉴스 권송희입니다.

(영상취재=장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