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는다. 백악관을 드나드는 정치인에 이어 의료진 차례다. 팔을 걷어 올리고 주사를 맞는 2~3초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꽂힌다. 부럽다. 불안하다.

이 국민적 부러움과 불안감을 간파한 야당은 ‘백신 실패’, ‘백신 실기론’이라는 네이밍으로 연일 공세를 편다. 언론 역시 대통령이 참모들을 채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의 화살을 돌린다. 청와대는 곤혹스럽다. 나름의 스텝을 밟아가면서 대처해왔는데 방향이 틀렸던 건가.

“우린 백신 생산 기술이 없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1차 임상시험인 족제비 시험에서 성공했다.” 지난 5월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이야기 했다.

“치료제 2,3상 시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신종플루처럼 코로나19도 백신보다 치료제가 먼저 나와야 안심할 수 있다. 내년 3월이면 국민들이 다시 일상을 찾게되지 않을까. 그때까지만 국민들이 잘 참아내면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보자” 지난 9월 국회의 한 여당 중진 의원이 기자를 만나 한 얘기다.

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최근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았고 내년초 정식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대유행 했을 때도 국민 불안감은 상당했다. 다행히 타미플루가 나오면서 국민들은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타미플루가 애증의 약이 됐다. 독감 유행과 동시에 급격하게 사용량이 증가하지만, 독감이 사그러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몇 달 동안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는 약이 됐기 때문이다.

제약업계가 유행성 감염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꺼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막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동원해 기껏 개발해 놓아도 백신이 나오면 치료제는 설자리가 줄어들면서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내년초 공급되면 당장은 폭발적으로 수요가 발생하겠지만 백신 공급이 본격화되고 국민면역이 생성되면 이 역시 애증의 약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 치료제는 생사를 넘나드는 감염자들에겐 생명줄이나 다름없고, 눈물과 땀 뒤범벅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의료진에겐 생명수와도 같은 것이다 보니, 대통령과 총리가 연이어 업체를 찾아가 이런저런 상황을 살피며 독려하는 것이다.

야당과 언론의 비판 속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화이자로부터 내년 2분기에 600만명분, 3분기에 1천만명분을 각각 공급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도 1천만명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고, 이중 75만명 분을 내년 2~3월 경에 들여오기로 확약한 상황이다. 하지만, 계약조건보다도 더 빨리 공급받기 위해 노력중이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치료제를 외국에 공급하는 조건을 제시하며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방역에 차분히 순응했듯이 백신도 기다리면 차례가 온다. 코로나19 백신을 우리나라 국민이 먼저 맞건, 저 태평양 건너 미국 국민들이 먼저 맞건, 어차피 세계는 하나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된 운명 공동체니까. 불안해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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