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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의 어느날, 대선 투표일을 보름 정도 남겨둔 시기로 기억됩니다. 숨가쁜 대선 정국에서 코미디같은 책 한권이 슬며시 등장합니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란 제목을 단 40쪽 분량의 만화책으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돈독한 불교신자로 묘사한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특정 후보의 이름이 적시된 인쇄물 배포는 그 시점에 분명히 불법인데도 책자는 새누리당 대선캠프의 종교 직능조직 주도로 비밀 작전하듯 제작돼 각 사찰에 몰래 전달됐습니다. BBS불교방송은 이 만화책을 입수해 ‘불교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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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10.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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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을 신랄하게 비꼬는 블랙유머가 많습니다. 그중에는 국회의원과 개그맨의 공통점에 관한 것도 있습니다. "여의도에서 웃기는 것은 똑같은데 저녁에 웃기면 개그맨이고, 대낮에 웃기면 국회의원이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방송국 개그맨들이 파업을 하려고 하는데 왜그런지 봤더니 정치인들이 너무 웃겨서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모 방송국의 인기 개그 프로그램 시청률은 점점 떨어진다는데 국회의원들의 개그 수준이 이만큼 높다니 참으로 걱정입니다. 국회의원과 개그맨 가운데 누가 정치인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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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10.1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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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쳤고 청탁은 결코 없었습니다” 몇년 전 대구를 뒤흔든 ‘국립대구과학관 직원 채용비리 사건’이 불거졌을 때 대구시는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이 밝힌 수사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면접에 합격한 24명 가운데 20명이 심사위원 등에게 청탁이나 부탁 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자 대구과학관은 9명의 합격을 취소했습니다. 당시 부정 의혹을 받은 합격자는 대구시 고위공무원 자녀 3명, 언론인 배우자 1명,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 2명, 특허청 공무원 1명 등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미래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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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8.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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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난데없이 만세를 불렀습니다. 14시간 넘는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취재진 앞에서 불끈 쥔 주먹의 두 팔을 번쩍 들었습니다.(사진) 피의자 신분이면서도 마치 무혐의나 무죄를 인정받은 것처럼 환호했습니다. 그런 장면을 좀처럼 보지 못했을 기자들이 다가가서 혐의를 인정하냐고 묻자 그는 엉뚱하게도 한국, 검찰 수사관, 기자를 언급하며 “불쌍하다”는 동문서답을 반복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직 불쌍한 상태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일을 할 때 컨디션을 좋게 해줘야 하는데..” “사람들이 밤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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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7.1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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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5월. 에티오피아 군인 1,300여명이 아프리카 대륙의 유일한 참전군으로 부산항에 들어왔습니다. 이름조차 못들어본 지구 반대쪽 낯선 나라를 돕겠다며 망망대해를 건너온 이들은 약간의 적응훈련 뒤 곧바로 동부 전선에 투입됐습니다. 왕실 근위대 소속의 최정예 요원이었기에 이들은 늘 최일선에서 싸웠습니다. 이렇게 한국땅을 밟은 에티오피아 참전 군인은 모두 6,037명. 이들은 253번의 전투에서 단 한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122명이 전사했고, 536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포로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수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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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6.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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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17대 총선 무렵이었습니다. 판,검사 출신 정치 지망생들이 쏟아져나온 때였습니다. 대구에 도전장을 낸 젊은 검사 출신 1명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달리 호기로운 모습과 현직 시절의 거침없는 언행들이 기자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공천을 거머쥘 가능성이 있어 보였을까요? 그에게 취재차 전화를 걸었습니다. 출마 동기 등 이런저런 사항을 묻다가 대뜸 “믿는 종교가 있습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는 주저없이 "성당에 다닙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취재수첩에 ‘000, 천주교 신자’라고 적었습니다.이후 그는 공천 심사에서 탈락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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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4.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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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한 중진 국회의원이 며칠 전 당을 떠났습니다. 20대 총선 공천의 첫 여당 탈락의원으로 기록된 그는 자신이 ‘컷오프’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분노했습니다. 그는 올해 74세로 지난 12년간 금배지를 달고 다녔습니다. 이 노정객(老政客)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주민들이 심판해줄 것이라며 입술을 꽉 깨물었습니다. “딱 한번만 더 하고 깨끗하게 후배에게 자리를 넘겨줄 생각이었는데..”란 말로 마치 연임의 권한을 빼앗겼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당의 야속함을 탓했습니다. 언론도 이른바 찌라시에 나돌던 ‘논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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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3.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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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구 국회의원 246명 가운데 여야를 통틀어 '재당선을 위한 발품'을 가장 적게 파는 사람을 꼽는다면 아마도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새누리당의 이한구 의원이 1.2위를 다투지 않을까 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서울에만 머물면서 대구의 행사장에는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는 의원으로 아주 정평이 나 있기 때문입니다. '표 챙기는' 발품팔이를 아예 제쳐뒀다고 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중략)..사실 이한구 의원은 지난해 5월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1년간 맡았고, 요즘은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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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2.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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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물 지하에는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 있습니다. ‘국회 정각선원’입니다. 사무실 한켠을 개조해 1995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72.7㎡의 협소한 공간은 법당 개원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중창 불사’가 이뤄져 115.7㎡ 규모로 제법 넓어졌습니다. 전통 양식에 가미된 현대적 세련미로 남다른 장엄함도 갖췄습니다. 그 안에서 매달 한번은 어김없이 스님의 법문이 울려퍼지고 틈틈이 교리강좌도 진행됩니다. ‘정각선원’은 웅장한 석조 돔 건물 안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입니다. 세간의 번뇌가 집결된 전장(戰場) 속에서 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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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2.1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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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전국 곳곳에는 금배지를 향해 뛰는 주자들이 넘쳐납니다. 본인 이름이 커다랗게 새겨진 원색 점퍼, 튀는 모자, 어깨띠 등으로 무장한 인물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의 숫자가 얼마나 될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봤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국에 1228명이 등록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이들을 직업별로 분류한 집계도 있는데, ‘정치인’이 459명으로 가장 많고요, 판·검사 출신을 포함한 ‘변호사’가 118명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공무원’은 단 1명에 불과했습니다. 총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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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2.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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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생(가요 ‘백세인생’ 패러디) 내년 2월 공심위에서 날 낙천하러 오거든 아직은 초선이라 못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공심위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지역구 현안 남아 못간다고 전해라 친유승민이라 친박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한때 친박이었다고 전해라 배신했다고 청와대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올해 백봉신사상 받았다고 전해라 대구 초선 여론몰이로 날 데리러 오거든 말하는 조 니놈이 물갈이 대상이라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공천이요 추풍령 고개 넘어 총선간다(1절) 내 지역구 사람 보내 또 데리러 오거든 자존심 상해서 출마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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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6.01.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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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지만 불편한 신조어가 2015년을 휩쓸었습니다. ‘금수저’, ‘헬조선’, ‘취업깡패’, ‘N포세대’.. 청춘들의 올해는 유난히 고달팠나 봅니다. 자조와 분노, 박탈감으로 채워진 이런 단어들이 가장 유행한 것을 보면요. 이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금수저’ 입니다. 얼마전 대학생이 뽑은 올해의 신조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네요. ‘금수저’는 부유한 부모 밑에서 자라 경쟁사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사람이나 계층을 뜻하는데, 그 아래 ‘은수저’ ‘동수저’가 있고 ‘흙수저’가 이 수저계급의 맨 밑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치 인도의 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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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5.12.2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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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도전자들이 앞다퉈 출마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대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진실한 사람만 선택받게 해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이 ‘청와대 이름표’를 단 인물들은 더 많아졌습니다. 이들은 표밭을 일구는데 분명 ‘신참’일텐데 대체로 자신감에 차 있어 보이고요. ‘공천=당선’이라고 여겨지는 TK지역에서는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절반 이상 임기를 채운 대통령의 곁에 있었다는 한줄 이력이 이렇게 빛을 발한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세간에서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분류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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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구 기자
2015.12.17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