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했던 갑오년이 가고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해돋이로 유명한 동해안이나 전국 사찰에는관광객들이 몰렸고 이들은 저마다 소원을 빌거나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새해를 맞이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가슴 벅찬 희망과 기대를 품는 사람들과는 달리 달동네나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소외된 이웃들은 하루하루가 고되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다. 당장 한 끼 식사부터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단체와 기업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연탄 나눔은소외 이웃들의 몸을 따뜻하게 녹이고 움츠렸던 마음까지 열게 만드는 감동의 현장이 아닐수 없다. 기자는
BBS 취재수첩
정영석 기자
2015.01.02 19:01
-
2012년 4월의 어느날로 기억됩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그의 의원실에서 마주했습니다. 굳은 표정의 그는 대화를 꺼리며 담배를 연신 피웠습니다. 국회에서 한 기자와 나눈 대화가 의도치않게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난 다음날이었죠. 기자를 만나는 것이 정말 내키지 않았을 시점에 불청객을 맞아준 것만도 고맙다는 생각에 저는 잠시 본분을 잊었습니다. 좋은 타이밍인데도 ‘기사꺼리’를 챙기지 못한채 딴 이야기만 한참 하다가 주섬주섬 나와버리고 말았죠. 하지만 한 가지는 가슴 속에 담았습니다. 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위원장이 어떻게
BBS 취재수첩
이현구 기자
2014.12.15 18:06
-
“세계 모든 사람들이 둔황을 그리워하고살아 한번쯤은 둔황을 다녀가기를 꿈꿉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실크로드의 '관문' 둔황에서 가진 시장과의 만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대학교 1학년 때언제 가는 실크로드를 꼭 한 번 방문하리라 꿈꾼 후국회의원이 되어서 찾은 ‘둔황’ 그에게 둔황은 '꿈'이자 '이상향' 이었다. 둔황의 황량한 모래언덕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며쓸쓸히 걸었던 50대 정치가는자신의 삶이 꼭 저 모래언덕과 같다고 회고했다. 꿈 많
BBS 취재수첩
홍진호 기자
2014.12.08 10:41
-
새누리당 A국회의원은 최근 인권 문제와 관련해 대표발의한 한 법안을 스스로 철회했습니다. '인권법=동성애 조장'으로 몰아붙이는 특정 보수 종교세력의 거센 반발을 견디기 힘들어서였습니다. 법안 작성의 실무를 맡았던 B보좌관은 "막무가내식 집단 민원 때문에 의원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법안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을 비교적 자세히 알려주면서도 기사화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법 제정을 포기한 상황에서 다시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이죠. 하지만 딱히 감출 이
BBS 취재수첩
이현구 기자
2014.11.30 11:55
-
겨울의 길목이라는 입동(立冬)을 전후해 정치권에 제기된 화두(話頭)가 있다. 다름아닌‘대권(大權)과 당권(黨權) 분리론’이다.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둔 야당에서 먼저 쟁점화 됐지만 지난 7월 전당대회를 치른 여당도 시간문제일 뿐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직 대통령의 집권 2년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지만 여(與)든 야(野)든 최근 뜨겁게 부상하고 있는 현안인 것만은 분명해보인다.지난 권위주의 정권때는 물론이고 이른바 ‘YS DJ 시대’까지만 해도 대권과 당권은 하나였다. 즉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고 있었기에 대권
BBS 취재수첩
박경수
2014.11.16 20:30
-
정치외교부로 옮겨 국회를 갓 출입할 당시 몹시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깥에서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죄다 "도대체 하는 일이 뭐가 있어!"라며 싸잡아 욕을 하고, 심지어 "먹고 놀면서 쌈박질만 한다"란 손가락질을 하곤 하는데 실제로 안에서 들여다보니 꼭 그렇지도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가롭게 '노는' 의원들도 물론 있지만 나름대로 '죽자사자' 뛰어다니는 의원들이 훨씬 많아 보였던 것이었죠. 대한민국 국회의원 '나으리'를 바라보는 인식에 혼란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이후 저는 그 이
BBS 취재수첩
이현구 기자
2014.11.16 16:32
-
지난 1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계종 제 16대 중앙종회 첫 정기회.전 서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모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에도 폭로성 발언과 주변 눈치를 보지 않는 직언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명진 스님, 이번에도 종회의 여당격인 불교광장 스님들을 겨냥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명진 스님은 16대 중앙종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전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이 종회 개원 전날인 10일 저녁 야당 종책모임인 삼화도량을 찾아 천만원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이어 “교육원장 현응 스님도 인사치레로
BBS 취재수첩
전경윤
2014.11.16 15:17
-
조계종의 제16대 중앙종회 첫 정기회가 어제 문을 열었다.지난달 16일 종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80명의 스님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자리였다.이 자리에는 종회에 첫발을 내딛은 37명의 초선 의원 스님들도 함께 했다.초선 종회의원들은 조계종도들의 대표자로서 저마다 입법활동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하지만 이번 중앙종회는 초선의원 스님들에게 첫날부터 매우 인상 깊은(?)장면을 보여줬다.이번 정기회 첫날 가장 관심을 불러 모은 안건은 16대 전반기 종회의장 선출이었다.종회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최다선(7선)스님인 영담 스님이 임시
BBS 취재수첩
정영석 기자
2014.11.12 15:59
-
최근 연암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의 무대, 중국 승덕을 다녀왔다. 삼국지를 세 번 정도 읽은 게 전부로, 중국 역사에 무지했지만, 장구한 세월을 관통하는 열하일기의 의미는 머릿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고, 가슴을 뛰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중국 역사는 헤겔의 변증법적인 법칙으로 발전해 온 것 같다. 중국문명을 일으킨 중원의 ‘한족’이 正이라면, 몽고, 만주, 티베트 등 수많은 변방의 소수민족은 反이다. 마치 여당과 야당처럼, 어느 한쪽이 부패해 쇠락하면 어김없이 변방이 중원을 점령해 合, 즉 ‘통일’을 이뤘다. 그
BBS 취재수첩
홍진호 기자
2014.11.02 14:45
-
최근 공황장애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만 8천여명이었던 공황장애 환자 수는 2011년에 6만 천명,2012년 7만 9천명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8만 8천명까지 급증했다. 최근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환자가 늘어난 셈이다. 빠르고 복잡하게 흘러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장훈,차태현,이경규,임상아,장나라 등 유명 연예인들도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세월호 사고 등 사
BBS 취재수첩
전경윤
2014.10.28 21:48
-
요 며칠 사이 여의도 정치권에서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입에 올렸습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반 총장이 40% 가까운 압도적 1위로 나왔기 때문이죠. 몇몇은 국회 출입기자란 이유 때문인지 제게 정색을 하며 “과연 그가 정치를 할까요?”,“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요?”를 물어오기도 합니다. 언론에서 ‘반기문 현상’이라는 용어까지 붙였으니 반 총장의 이름은 한동안 국제뉴스보다 정치뉴스에 더 많이 오르내리지 않을까 여겨지네요.반대로 요즘 여의도 화젯거리에서 갑자기 사라진 인물은 새정치민주연
BBS 취재수첩
이현구 기자
2014.10.27 10:16
-
결혼과 함께 터전을 잡은 곳이 성북구 동소문동이다. 사람들은 그냥 돈암동이라고 부른다. 결혼하기 전 아내와 함께 약 2년 동안 지역과 집을 고르고 골라서 정착했다. 집이든 직장이든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성격이라, 더욱 신중했다. 유전일수도 있다. 부모님은 아직도 1978년에 준공된 재개발 아파트에 살고 계신다. 어릴 적 이사를 해본 적이 없고 집은 한 칸짜리 방이라도 당연히 사야 된다고 생각했다. 집을 사기 위해 100여 곳을 리스트 하고, 이중 10여 곳을 직접 둘러 봤다. 결혼 3개월 전, 최종적으로 남
BBS 취재수첩
홍진호 기자
2014.10.24 17:28
-
어느새 20년이다. 1995년 동국대 인도철학과에 입학 했으니,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동국대와 인연을 맺어 오고 있다. 절반 못 미치는 시간은 학생으로 동국대 안에서, 그보다 더 긴 시간은 기자로서 동국대를 출입하면서 말이다. 건학 108주년을 맞은 올해는 김희옥 총장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이 교내 정각원에서 108배를 하면서 한 해를 시작했다. 본 기자는 회사 시무식도 참석하지 않고 동국대 법당인 정각원에 가서 취재를 하고 이사장과 총장을 잇따라 인터뷰 했다. 첫 시작이 좋아서일까 ? 올해 동국대는 지속적인 성장의 정점을 찍
BBS 취재수첩
홍진호 기자
2014.10.21 12:13
-
북한의 불만 중 하나는 남한 언론입니다. 건드려선 안 될 ‘최고 존엄’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체제까지 과녁 삼아 악의적인 보도들을 쏟아낸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남한 정부는 왜 언론의 근거 없는 비방 중상을 통제하지 못하냐며 의아해합니다. 북한에서 언론은 체제의 선전도구로만 기능하는 탓입니다. 정부가 “자유 민주 국가에서 언론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습니다.그런데 최근 만난 한 일본 언론의 기자는 이 점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이중적”이라고 불평을 하더군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악의적으로
BBS 취재수첩
최재원 기자
2014.09.23 20:46
-
딸아, 상트는 물의 도시다. 네바 강 하구 삼각지가 잉태한 수많은 자연 섬과 운하 위에 세워진 도시이다. 수백 년 전 도시를 짓기 위한 표트르 대제의 가혹한 폭정으로 습지로 내던져진 노예들의 영혼은 이곳을 근현대까지 도도한 혁명의 도시로 만들었다.지난해 이맘때, 이 곳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잘나가는 국가들의 수장 20명이 모여 세상사를 논했다. 음흉한 속물 정치꾼들의 이런 모임은 언제나 요란스럽지만 실속이 없다. 알맹이 없이 서로 듣기 좋은 얘기들만 되풀이 하다 사진 찍고 서둘러 헤어진다. 아빠는 이 모임을
BBS 취재수첩
양창욱
2014.09.17 18:30
-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는 어느 해보다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로 불자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시작은 연등회의 개막과도 같은 점등식이 있던 지난달 16일부터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진도 해상에서 쉽사리 믿기지 않을 비보가 전해졌다. 봉축 점등식은 예정대로 이날 저녁에 열렸지만, 부처님오신날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기원문을 급히 수정해 여객선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 구조를 기원했다.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불의의 여객선 사고에 큰 안타까움을 느끼고, 모두가 무사히 구조되기를 기
BBS 취재수첩
이현용
2014.05.14 15:05
-
십 수 년 정치부 기자생활 동안 해를 거듭할수록 분명하게 느끼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것이다.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실업난에 부모세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스펙(Specification)을 갖추고도 ‘청년백수’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세상은 100세 시대를 외치고 있지만 40대 후반만 되면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할지 입에 풀칠할 걱정을 하는 상황에서, 공무원만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철밥통’이 또 어디 있느냐고 다그칠지 모르겠지만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공무원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안쓰럽
BBS 취재수첩
양창욱
2014.03.13 20:08
-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우려는 기어이 현실이 됐다. 예고됐던 유럽의 텃세와 러시아의 난폭한 편파 판정은 여왕의 마지막길을 끝내 막아섰다. 무려 20년 동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유럽은 아주 작정을 하고 ‘점수 퍼주기’ 심판진을 구성했고, 연아가 등장할 때 부부젤라까지 불어대던 버릇없는 러시아 관중들은 전날 핀란드에게 져 4강 진출이 좌절됐던 아이스하키에서의 패배를 연아의 금메달을 도둑질함로써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기자가 백번을 양보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획득한 점수이다.
BBS 취재수첩
양창욱
2014.02.21 07:16
-
여의도 정가에 돌아다니는 개(犬)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나친 과장의 농(弄)이겠지만 그만큼 정치판에 돈이 튀는 세월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정분리는커녕 대통령이 제왕적 총재로 군림하던 시절이었으니만큼 정권의 흥망을 가르는 대형선거라도 벌어질 때면 내려가는 돈도, 뿌리는 돈도 많았고 당의 살림을 맡고 있는 당 사무총장의 문 앞은 이른바 총알(선거자금)을 지원받으려는 인사들로 늘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뤘다.물론 돈은, 정권을 잡은 여당 의원들이 많았다. 뭐든지 주먹구구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세월이었기에 형
BBS 취재수첩
양창욱
2014.02.21 00:14
-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이 오는 29일 첫 시행되는 '문화가 있는 날'을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정부가 문화융성의 '원년'이라 일컫는 지난해, 10월 25일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핵심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 21일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를 즐기며 문화융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2014년 새해부터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날'로 정했다고 밝혔다. 국민 모두가 쉽게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람료 무료나
BBS 취재수첩
이현용
2014.01.26 19:58